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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편집부   
입력 : 2014-11-17  | 수정 :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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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있었던 일이지요. 모 장관후보자의 청문회에 나온 의원 한분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후보자께서는 무신불립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순간 당황한 후보자께서는 무슨 말인지 몰라서인지 뒤에 배석한 보좌진에게 물어보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신불립(無信不立). 다 아시겠지만 신뢰를 잃어버리면 설자리가 없다는 뜻입니다. 당시 이 후보자는 여러 가지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신뢰를 잃어 버려 더 이상 설자리가 없기 때문에 이쯤에서 자진해서 물러나는게 좋지 않겠나 하는 뜻을 에둘러 표현 한 것이겠지요.
그 모습을 보면서 참 딱하기도 하고 한 나라의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중도 낙마하고 말았지요.

그 후에 이 말을 인터넷에 검색해서 찾아보았더니 논어 안연편(顔淵篇)에 나오는 공자님 말씀이었습니다.
공자의 제자 자로가 스승에게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하고 물어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첫째는 족식(足食). 식량이 풍부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백성들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첫째라는 것이겠지요. 둘째는 족병(足兵). 병사가 많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병사가 많아서 나라의 안보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셋째는 민신(民信). 백성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치를 잘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자로가 다시 묻기를 그렇다면 그중에서 버려야할 상황이면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공자님은 거식(去食),식량을 포기해야 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고개유사 민무신불립(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 자고로 사람은 모두 죽게 마련이다. 하지만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는 존립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공자님은 제자 자로가 정치의 요체를 물었을 때 정치의 3대요소를 경제(足食),국방(足兵),사회적 신뢰(民信)라고 하고 신뢰(民信)를 가장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고 한것이지요.
어느 사회 어느 조직에서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도 신뢰를 잃어 버리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지요.

신뢰는 얻기는 힘들지만 잃어버리는 것은 한 순간입니다.신뢰를 얻을려면 말에 진정성이 있어야 하고 한번 약속한 것은 지키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근자에 개혁이니 혁신이니 하는 말들이 요란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신뢰를 얻지 못하고서는 한낱 구호에 그칠 공산이 커지요. 세상에는 혼자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습니다.
먼 길을 갈 때는 혼자서 가는 것 보다 함께 가면 힘이 덜 들지요.
함께 갈려면 내 생각 내 욕심대로 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헤아려서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해 줄려는 마음을 내면 되지 않을 까요.

회당대종사님께서는 “아랫 사정 모르며는 윗사람이 못 될지요, 위의 뜻을 모르며는 성실하지 못하다”고 하시고 항상 다른 사람들의 마음 둔 것 먼저 알아 내 마음에 미루어서 생각하여 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가지관 전수
신덕심인당 교화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