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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634호)

편집부   
입력 : 2014-10-31  | 수정 : 201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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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상 확립과 진각종의 길

진각종의 올해 추기스승강공 주제는 ‘바람직한 스승상의 확립’이었다. 사회를 계도하고 뭇 생명을 교화해야 하는 당연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스승상을 올바로 확립하고 점검하는 일은 교직자로서 언제라도 해야할 의무이자 본분사다.

한때 종교인들의 비행과 만행이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면서 “사회가 종교를 걱정해야 한다”는 종교인들의 자조적인 말이 유행처럼 떠돌던 때가 있었다. 사회를 계도하기는커녕 오히려 계도를 당해야할 입장에 처했다는 냉소적인 반응이 만연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성직자의 품위가 손상되고, 위의가 지탄받을 정도가 되면 종교는 위기를 맞게 된다. 그래서 종교인, 특히 성직자들이 바로서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진각종 스승들의 철저한 수행정진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철저한 계행 역시 그렇다. ‘항상 그른 마음이 없이 하며 일체 처에 자심이 부끄럽지 아니하게 하는 것이 계행’이라는 말을 좇아 바람직한 스승상을 확립하고 있는 점은 가히 모범적이기도 하다.

추기스승강공에서 성초 총인예하가 법어를 통해 ‘스승상의 뿌리는 종지’라고 하면서 종지확립을 강조한 것은 다짐을 새롭게 하며, 교법에 대한 신념을 보다 확고히 해서 포교, 교육, 복지, 문화 등 종책을 실현하기 위한 교화자로서의 내적 실천의지를 더욱 다잡게 하고자 한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성초 총인예하는 이에 덧붙여 스승의 인법(印法)을 되새기며 “자격요건이 아니라 역할이 중요한 것을 일깨우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원장 경당 정사도 주제강론을 통해 “진각종 스승의 자세로 종지의 확립과 인법의 준수”를 직시하고 “계행을 잘 지키며 참회를 생활화하고 깨치고자 하는 발심을 생활 가운데서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스승의식 바로세우기를 강조했다. 바람직한 스승상의 확립이야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진각종이 나아갈 길은 여기에 있다.

문화불사에 선택과 집중을

진각종 내년 예산이 166억400만 원으로 확정됐다. 종의회가 정기종의회를 열고 유지재단을 비롯해 통리원과 교육원 등 중앙종무기관 각 부, 실의 예산안을 심의 의결함으로써 내년 예산규모를 확정한 것이다.

예산안을 보면 한해 사업의 규모를 짐작하고 전망할 수 있는 바처럼 통리원의 경우 전체 예산 139억4천만 원 중 행사비와 운영비 등은 감소시킨 반면 포교불사와 문화불사부문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종교적 소명인 포교불사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문화불사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문화는 현대에 있어서의 생활양식이자 행동양식이다. 삶을 보다 편리하게, 아름답게, 그리고 풍요롭게 만들어가고자 하는 과정에서 창출되고 이루어지는 정신적 소산물이기에 의식주를 비롯한 모든 것이 포함된다. 생활과 삶 속을 파고들며 흐르는 큰 흐름인 것이다. 그래서 문화를 도외시한 어떤 행위도 사실은 어불성설이다.
진각종은 일찍이 포교와 교육, 복지에 이어 문화를 4대 종책의 한 분야로 채택해 지속적으로 고유문화를 개발하고 정착시키는 불사를 해왔다. 종지․종풍을 봉지하고 행하는 수행과 의식, 의례, 불사 등 모든 분야에서 고유문화를 개발하고 찾아온 것이다. 이 같은 정신문화 외에도 서원가, 건축물은 물론 회당문화축제를 비롯한 다양하고도 독보적인 유․무형의 문화를 만들어왔기에 진언행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었다.

새해 예산편성에 있어 문화불사부문 예산이 소폭이나마 매년 증액되고 있다는 것은 종단의 문화불사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으로 보여 다행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