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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인재를 키우려면

편집부   
입력 : 2014-10-16  | 수정 : 20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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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교육의 화두는 ‘창의력’이다. 교육부 정책의 핵심이 ‘창의인성 교육’이고,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도 ‘창의적 인재’이며, 초·중·고등학교에서도 창의력을 신장하는 데 많은 노력을 바치고 있다.

창의력이란 과연 무엇일까? 창의력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인재들이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와 같은 인물은 명문대를 중퇴한 후 독서에 몰입하며 새로운 길을 열어나갔다. 빌 게이츠는 ‘나를 키운 것은 동네 도서관’이라고 할 정도로 독서광이다. 스티브 잡스도 자신의 자녀만큼은 아이패드를 멀리 하고 책을 읽고 토론했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렇듯 독서가 지닌 힘은 막강하다. 특히 청소년들이 좋은 책을 많이 읽으면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따스해지며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쑥쑥 자란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독서 교육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미국의 ‘책 읽어주기’, 영국의 ‘북스타트 운동’, 이스라엘의 ‘하루 책 3권 읽고 글쓰기’, 일본의 ‘아침 독서운동’ 등이 그것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도 ‘독서 강국’이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어른들이 책 읽기의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어른들이 TV 보는 것을 즐기고 스마트폰 만지는 데 골몰해 있으면서 책을 읽으라고 하면 아이들은 따라오지 않을 것이다. 가정의 거실을 ‘작은 도서관’으로 꾸미고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독서 교육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정부와 학교의 인식 전환도 절실하다. 독서 교육에 국가의 운명을 걸고 있는 싱가폴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정체불명의 창의인성교육, 체험학습을 빌미로 아이들을  버스에 태워 다니며 아까운 돈을 길 위에 뿌린다. 이제 교육부와 학교가 협력하여 도서관을 재구조화하고 책 읽고 생각하는 교육을 함으로써 스마트 기기의 포로가 된 아이들을 구조해야 한다.

대학입시도 획기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등급과 점수, 스펙 위주의 입시전형은 이제 시대착오적인 방식이다.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측정할 수 있는 전형방법을 고민해야 하고 그 실마리를 독서에서 찾아야 한다. 논술고사와 면접고사에서도 상투적인 질문 방식에서 벗어나 독서 경험과 깊이를 다각도로 측정해야 한다.

‘一士讀書, 澤及四海, 功垂萬世’라고 한 박지원의 말이 뇌리를 스친다. ‘한 선비가 책을 읽으면 그 혜택이 온 세상에 미치고 그 공은 대대로 남는다.’는 뜻이다.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기 위한 비법은 바로 ‘독서’에 있다.

김종두 심인고 수석교사,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