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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을 밝혀갑시다.

편집부   
입력 : 2014-06-02  | 수정 : 20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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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종의 수행은 마음을 청정히 하여 심인을 밝히는 심인공부입니다. 심인공부를 하는 법당을 심인당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심인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선종(禪宗)에서 심인은 본래면목의 마음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본래면목이란 본래 갖추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전할 수 없고 알려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방법으로라도 전하여야 하기 때문에 선에서는 '불립문자 교외별전 (不立文字 敎外別傳)이라 합니다. 즉 문자를 세우지 않고 그 문자가 의미하는 진리를 마음에 직접 전하는 것입니다. 이 본래면목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심인(心印)공부입니다. 심인은 심(心)에 본래면목을 확실히 새기는 것(印)을 말하며 이때 전하고 받는 자는 삼매의 경지에서 자신이 전하고 자신이 깨달아 받게 됩니다. 진각교전의 심인진리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심인은 곧 다라니를 내 마음에 새겨있는 불심인인 삼매왕을 가리켜서 말함이요 진리는 곧 변함없는 만유실체 본성이라.”(교전65쪽)

수행자가 다라니를 마음에 새기고 삼매에 들어가서 깊은 왕삼매의 경계에 들어가면 자성부처의 가르침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이때의 마음 상태가 부처와 동일한 마음상태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며, 밖으로 펼쳐서 설명하면 법신 비로자나불이라 할 수 있고 내부로 끌어들여서 설명하면 자성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마음을 곧 심인이라고 합니다.

즉 자기의 마음을 청정히 하여 삼매에 들어서 본래면목을 찾게 될 때 심인이 밝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심인은 진리와 하나 된 법신과 동일한 본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각종의 심인을 밝힌다는 개념은 선종의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成成佛)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는 밀교에서는 상징적인 의미들을 진언들로 나타내는데, 심인(心印)에서의 인(印)은 마음의 상징적 의미인 진언의 의미를 머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인이란, 본래면목인 심(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진언은 심인의 인(印)으로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진각교전의 심인진리의 뒤 구절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삼밀로써 내 마음에 항상 인을 새겨가져 실상같이 자심 알아 내 잘못을 깨달아서 지심으로 참회하고 실천함이 정도니라.”(교전65쪽)

내용을 풀어보면 삼밀을 수행하여 내 마음에 항상 印(진언)을 새겨가지면 실상같이 자심(心)을 알아서 내 잘못을 깨닫게 되어 지심으로 참회하고 바른 실천함이 정도라고 합니다. 앞 구절 “심인은 곧 다라니(印)를 내 마음에 새겨있는 불심인인 삼매왕(心)을 가리켜서 말함” 과 뒤 구절 “삼밀로써 내 마음에 항상 印(진언)을 새겨가져 실상같이 자심(心) 알아” 의 내용을 보면 心은 자심의 본래면목을 의미하고 印은 진언(다라니)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밀

교적 관점에서의 心印의 의미와 진각종의 심인이라는 용어는 근본적으로 상통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심인은 글과 말로 가르쳐줄 수 없기 때문에 선종의 입장과도 상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종조께서는 “심인은 곧 부처님이 인증하신 마음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위의 내용을 정리하면 심인은 본래면목(本心)과 일맥상통하고, 본심을 상징하는 진언과도 하나로 볼 수 있으며, 법신불과도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심인은 진언염송을 수행하여 밝혀지는 마음이라고 설하고 있습니다. 심인과 진언은 ‘상징되는 것과 상징하는 것’의 관계이며 서로 혼용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서로 동일시되고 있습니다.

심인은 자성의 마음인 본심을 나타내는 心자체와 이 心을 상징하는 진언의 두 가지 의미를 지니는 용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용례를 보면 ‘육자심인’이라 할 때 심인은 진언(印)을 의미하는 것이고, ‘진언비밀보리도’라고 할 때 진언은 심인(보리심)의 의미를 많이 포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진각교전 다라니편에 종조께서는 “말법시대불교는 다라니로써 흥왕함” 이라는 말을 되새길 필요성을 느낍니다. 여기서 ‘다라니’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인 다라니가 아니라 말법시대불교를 흥왕하게 할 다라니라는 의미입니다. 이 다라니가 진각종에서 수행으로 밝혀가는 심인과 불과분의 관계에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느껴집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다라니로서 밝혀진 ‘심인’으로 말법시대불교를 흥왕하게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들이 말법시대불교를 흥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삼밀수행으로 심인을 밝혀야 된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심인공부는 머리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자심을 밝혀가는 공부입니다. 우리  모두 삼밀수행 열심히 하여 심인을 밝히고 현세정화를 위하여 다 같이 열심히 노력합시다. 

명륜심인당 주교 효명 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