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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은 힘쓰는 데 일어난다

편집부   
입력 : 2014-04-16  | 수정 :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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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출현한 부처님은 석존을 포함해서 과거 일곱 부처님이 계신다. 첫 번째는 비바시불, 두 번째는 시기불, 세 번째는 비사부불, 네 번째는 구류손불, 다섯 번째는 구나함모니불, 여섯 번째는 가섭불, 그리고 석가모니불이다. 이 모든 부처님을 경전에서는 과거칠불이라 한다.

이 과거칠불의 공통적인 가르침이 있다. 그것은 칠불통계게 (七佛通戒偈)인데 게송은 다음과 같다. '諸惡莫作 모든 악한 일은 짓지 말고, 衆善奉行 일체 착한 일은 받들어 행하라. 自淨其意 그 뜻을 스스로 청정하게 하면 是諸佛敎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니라.'이다.

이 가르침은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와 도림(道林)선사의 일화에서 유래한 말로, 《경덕전등록》에 그 일화가 전해진다. 백거이가 도림선사에게 '어떤 것이 불법의 큰 뜻입니까?'라고 묻자 도림은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은 받들어 행하라.'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백거이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알겠다고 말하자 도림은 '세 살짜리 아이도 말은 할 수 있으나, 팔십이 된 노인도 실천하기는 어렵다.'고 대답하였다. 이 일화는 너무나 유명해서 불교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 아는 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일이 아닐 것이다. 
진각성존 회당대종사께서는 "다라니를 내 마음에 새겨있는 불심인은 능히 선을 나게 하고 능히 악을 막는 도다. 누구라도 악한 일을 안 하려고 작정하면 능지 능차 다라니는 능히 악을 막아낸다.(진각교전53)" 라고 설하신다. 이와 같은 말씀들은 내가 삶의 주체가 되어 주인공으로 살라는 것이다.

작금의 사회는 물질과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많은 폐단을 야기 시키고 있다. 요즘 사회에 회자되는 칠곡 계모사건, 개인정보 유출대란, 끊임없는 원전비리, 황제 노역, 우울증으로 감사원 감사위원 투신 등 이와 같은 일들은 본성을 잃은 탓이 아닐까싶다. 이것은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종조께서 "대저 만물은 본래 맑은 것이나 그 인연에 따라 선악이 된다." 하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바세계는 고통 가운데 서로 인연해 살아가는 중생세계이다. 이러한 중생들이 세속을 천박하게 만들기도 하고, 아름답게도 만든다. 그러므로 선을 일으켜야 한다.

또한 착한 것은 힘써야 일어나고 악한 것은 힘쓰지 않아도 자연히 일어난다. 마음 닦고 고치는 것은 참 어렵다. 하지만 과거 모든 부처님도 닦아서 성불 하였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지혜가 있기에 누구나 마음만 일으키면 선을 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선을 일으켜 탐진치등 의 나쁜 마음을 빠르게 조복 시키는 수행법이 희사심라고 종조께서는 설하고 있다. 희사는 남을 유익하게도 하고, 내 마음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서도 하고, 용맹을 세우기 위해서도 한다.

이와 같은 물질시대에 마음에 장애가 일어날 때 마다 부처님께 희사로써 공양을 해보자 마음에 지혜가 일어난다. 마음 가운데 사상(四相)을 없애고 하심하며 남의 마음을 편하게 하면, 그것이 제일 큰 희사가 될 것이다. 희사심이 곧 선이다. 선을 일으켜 이 세상을 밝게 비추는 등불이 되길 서원한다.

낙산심인당 주교 증혜 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