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만다라

"스승님 사랑합니다"

편집부   
입력 : 2014-03-17  | 수정 : 2014-03-17
+ -

나무도 옮겨 심으면 새로운 토양과 환경에 적응하느라 한동안 몸살을 앓지요. 그리고 때로는 적응에 실패하여 고사(枯死)하기도 하지요.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합니다. 살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가면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에게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지요. 다행히 잘 적응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해 힘든 상황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지극한 도(道)는 물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의 성질은 유연하여 어디에 담아도 담기는 그릇의 모양에 따라 자신의 모양이 결정되어집니다. 특정한 모양을 고집하지 않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수행이 잘 되어 있으면 어떤 환경에도 적응을 잘 할 수 있겠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몸살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 아직도 많이 부족한 모양입니다.

틀에 갇혀 있는 사람을 틀린 사람이라고 한다지요. 나 또한 나라고하는 틀 속에 갇혀 지내다보니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잘 안되나 봅니다.

옛말에 한번 나온 집에는 다시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무슨 인연인지 저는 예전에 있던 곳으로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이곳과 인연이 남았나 봅니다. 시간도 많이 지나서 이제는 환경도 바뀌고 분위기도 바뀌어 있어서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계셨던 스승님들이 다 큰 스승님들이라 잘못하여 누가 되지는 않을까 생각하면 어깨가 무거워지곤 합니다.

이곳에 와서 나의 그릇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지는 않을까 고민하며 지내던 어느 날 지난 인연으로부터 한통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스승님 사랑합니다♡♡♡….'

'아니 보살님이 이런 말씀도 할 줄 아시네요.'

'정사, 전수님이 옆에 계실 땐 너무 표현을 안하고 다녔지요. 이렇게 가실 줄 알았으면 자주 표현을 할걸 그랬나봐요.' 

평소에 말이 별로 없으시고 표현을 잘 안하시는 보살님이라 이런 문자를 보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참으로 의외여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몇 달 전 날아온 이 메시지가 지금도 생각하면 기분 좋은 에너지가 되어 지금 있는 이곳에서 행복바이러스를 방출하는 힘이 되어 작은 걸림돌쯤은 내 수행의 디딤돌로 삼고 건너는 힘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나라고 했던가요, 교화를 하다보면 때로는 교도로 인해 상처받고 힘들 때도 있지만 그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도 교도요, 힘이 되어주는 것도 교도인 것 같습니다.

"전수님, 나는 요즘 심인당에 나오는 것이 기분 좋아. 심인당에 빨리 오려고 서두르면 우리 각자님이 당신 심인당하고 바람났냐고 할 정도예요. 극락이 따로 없어요. 심인당이 극락이에요"라고 하시는 보살님을 보면 내가 받은 사랑의 메시지가 이곳 보살님들에게도 전달이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별로 잘해준 것도 없는데 이런 말씀을 들으면 송구스럽고 교도 분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될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교도 한사람, 한사람이 천금과 같으니 교도를 대할 때는 항상 은쟁반에 옥구슬처럼 귀하고 정성스럽게 대하라"는 스승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교도 한사람 심인당에 인연맺기를, 부처님 법과 인연되기를 서원하며 정진하고 상담하며 보낸 시간, 이해 받기보다 이해해주며 함께 해온 시간, 그 많은 시간 끝에 날아온 '스승님 사랑합니다'라는 이 한마디에 그동안의 고단함을 잊어봅니다.

그동안 많은 사랑을 주신 보살님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가지관 전수·신덕심인당 교화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