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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편집부   
입력 : 2014-02-27  | 수정 : 201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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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행복한 삶이란 어떤 삶인가?

마흔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질문이다. 흔히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우리 경제발전엔 눈에 띄는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속도라는 것이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발전을 이뤘다는 것인데 그러나 '양날의 검'처럼 그 속도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얻음과 동시에 많은 것들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에 링크되어 있고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뜨거운 교육열을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 맞벌이로 더 많은 돈을 벌지만 그 돈은 자녀들의 사교육비로 소비되고 회사가 있는 사회로 엄마를 빼앗긴 자녀들의 삶 또한 각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성별에 관계없이 사회로의 진출은 바람직하며 자아를 실현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부모의 손길이 상대적으로 절실한 나이의 어린 자녀들이 육아시설이나 학원으로 내몰리는 현실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특히 엄마라는 존재의 부재는 가정이라는 가장 소중한 집합체의 완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의 원인이 되었다. 강력범죄와 학교폭력의 문제들을 유심히 보면 결국 가정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노년층의 증가와 출생률의 저하는 사회 전체를 새로운 형태로 바꾸고 있고 결혼과 집을 포기하고 사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아이들이 없다는 것은 미래가 없다는 것이고 노년층의 증가는 앞으로의 정책과 정치적 성향도 나이 든 사람들에 의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가적 고민거리이자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되어 코앞에 서 있다. 어느덧 기득권이 된 이 시대의 중장년층은 그들의 자식들의 취업문제와 반인륜적 행태와 물질만능주의로 점철된 이 황폐해진 사회의 여러 현상들을 나와는 상관없는 일시적인 현상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자신들로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진지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세상이 만들어 놓은 틀 속에서 우리 자신을 가둬놓고 산다. 그 틀을 벗어난다는 것은 자칫 사회에서 낙오자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최근 방송을 통해 화제가 된 어느 철학교수의 강의 내용 속에도 내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실천되지 못 하는 이론은 죽은 것'이고 '우리는 살아서 끝없이 흔들리며 사는 존재'라는 것이다.

최근에 나는 스스로의 좌우명을 만들고 그 좌우명에 따라 살고자 다짐한다. 내 좌우명은 '인생은 한정판'이다. 흔히 음반이나 영화의 DVD에서 만날 수 있는 단어인 '한정판'. 그렇다. 생각해 보면 우리네 인생도 엄연한 한정판이 아닌가.

이 세상 누구나 생로병사라는 큰 틀 속에서 삶을 산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그 테두리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고 가고자 하는 비교적 높은 확률이 보장된 안전하고 편안한 길을 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행복이란 절대적이지가 않다.

우리는 왜 자신의 행복에 대해서 인색한 것일까? 은연중에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인가? 나로부터의 행복이 없는 상태에서 가정의 행복, 또 국가라는 거대한 집합체의 행복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넓은 아파트와 좋은 자동차, 최신형 휴대폰을 가지기 위해 달리는 인생. 더 많이 돈을 벌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참아내는 삶.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 어디로 가야 하나?
답은 이미 우리들 가슴 속에 있을 것이다.
다만,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 우리를 가로막는 그것….
남을 위한 삶,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 그런 삶을 살고자하는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이 남아있을 뿐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사람들, 또 그들이 만든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가정에서부터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할 때 그 사회는 행복하고 건강한 환경의 공간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이 우주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이며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걸어갈 자격이 있으며 그 속에서 느끼는 자유와 행복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삶의 알맹이가 아닌가?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며 흔들리고 있다. 꿈을 가진 사람은 많지만 꿈을 이루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새로운 길을 걷는 것.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가는 길.
남이 만들어놓은 길, 사회가 만든 틀 속을 벗어나
어느새 변형된 자기 본래의 모습을 발굴해서 나의 길을 걷는 사람, 그래서 이 먼지바람 속의 혼탁한 세상 한 복판에 꿋꿋이 서서 한 치 흔들림이 없는 행복한 사람이 되고자 다짐 해 본다.

김기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