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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전당 가까이 하면 선우절로 친근 한다

편집부   
입력 : 2014-02-17  | 수정 : 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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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역동적이고 변화를 상징하는 청마의 해라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선지식을 가까이 하여 불변하는 진리를 깨달아 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입니다. 선지식이란 불교적 용어로써 불교의 바른 도리를 가르치는 사람이며 현실과 진리에 밝은 사람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허물을 바로 간해 주기도하고 그 사람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현실적으로나 진리적으로 인도하여 서원해 주는 착한 사람을 말하며 선우라고도 합니다. 선지식과 반대되는 개념은 악지식이며 악우라고도 합니다.

앞선 시대를 살다간 사람들을 보면 어떤 사람들과 가까이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주위의 사람에 따라서 영향을 받고, 그들과 비슷하게 변해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근묵자흑 근주자적'(近墨者黑 近朱者赤)이라는 고사성어는 중국 서진의 문신이며 학자인 부현이 쓴 '태자소부잠'(太子少傅箴)이라는 문헌에 나타나는 글귀입니다. 이는 사람에게 주위 환경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즉, 향기가 많은 꽃 주위에 있으면 나에게도 향기가 나고, 악취가 나는 곳에 있으면 내 몸에서도 악취가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상반된 의미를 가지지만 비슷한 내용의 고사성어로 '마중지봉'(麻中之蓬)이란 글귀가 있습니다. '구부러진 쑥도 삼밭 속에서 자라면 자연히 꼿꼿하게 삼과 같이 자란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순자'(荀子)의 권학(勸學)편에 나오는 말이며 마중지봉의 원문은 '봉생마중 불부이직'(蓬生麻中 不扶而直)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쑥은 보통 곧게 자라지 않는 식물이지만, 똑바로 자라는 삼밭에서 자라게 되면 저절로 삼을 닮아 바르게 자란다는 교훈입니다. 여기에서 삼은 좋은 선우와 환경을 비유하고 있고, 선우와 함께 자란 사람은 주위 사람들의 본을 받아 선해 진다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글귀는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 선우의 중요성을 비유한 말이며 위에서 언급한 중국의 순자나 서진의 부현이라는 사람보다 앞선 시대에 출현한 부처님도 '법구비유경'에서 "대저 세간만물들은 본래 청정한 것이나 인연으로 말미암아 죄와 복을 일으키니 현명한 이 친근하면 도의 절로 높아지고 어두운 이 사귀며는 재앙죄업 일어나니 비유하면 저 종이와 새끼토막 같은지라"고 하였습니다. 선우와 악우에 대한 비유로서 향을 쌌던 종이에서 향내가 나고, 고기 묶은 새끼줄에서 비린내가 나듯이 가까이 하는 것을 닮아간다는 뜻입니다. 이 설법을 듣고 스스로가 선지식을 가까이 하고자 하면 선지식을 가까이 하도록 노력하는 생활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가까이 하는 사람이 선우이면 본인도 선우로 살게 되는 것이고, 자신이 선지식과 같아지면 그 주위의 사람들도 선우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선지식을 가까이 하면 저절로 선우와 악우를 판단하는 지혜가 열리게 되고 자연히 선우들을 가까이 하고 악우들은 밝은 길로 인도하는 선지식이 될 것입니다. 즉, 스스로가 태양과 같이 항상 밝게 빛나는 선지식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각성존 회당대종사도 선지식을 친근하여 마음 밝히고 복지구족하게 살아야 된다고 설하였습니다. '진각교전'의 내용을 보면 "관행자는 심인전당 가까이에 사는 것이 선지식을 친근함에 제일 좋은 것이니라. 심인전당 가까우면 선우 절로 친근하고 심인전당 멀리하면 외도 절로 친근하며 자성불공 궐 없으면 선우 절로 친근하고 자성불공 궐 하는데 악우 절로 친근 한다"고 하였습니다. 심인당을 가까이 하고 자성일을 빠지지 않는 것이 선지식을 친근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선지식을 친근하는 삶은 '쑥이 삼밭에서 자라는 것'과 같으며, '향을 쌌던 종이에서 향내가 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들이 항상 심인당을 자주 찾아서 스스로의 성품을 밝히고, 심인을 밝혀 자성일불사에 동참하는 인연을 지어 선지식들과 인연하게 되면 세상을 밝혀 가는 선우가 될 것입니다. 악지식(악우)들을 미워하지 말고 우리들이 심인을 밝혀 진리대로 실천하는 선우의 삶을 살게 되면 악우들도 저절로 우리들을 본받아서 진리의 삼밭으로 들어오고자 할 것입니다. 방울물이 바다까지 가지 못하는 것과 같이 조금 실천하여 멈추지 말고 꾸준하게 육행실천을 하면 우리들은 향을 쌌던 종이와 같이 진리의 향기를 풍기게 될 것입니다. 불자 여러분 갑오년에는 신심을 새롭게 하여 다른 사람들이 경애하는 선지식이 되도록 다 같이 용맹정진 합시다.                               

homyung.jpg 효명 정사/명륜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