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처작주·입처개진 정신으로 노력할 터"

편집부   
입력 : 2013-11-13  | 수정 : 201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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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덕대 김정기 총장 인터뷰

"학내소통과 협력기능을 더욱 강화해 가면서 대다수 교직원이 지지하는 대학혁신방안을 만들어내겠다."

위덕대학교 김정기 총장은 11월 13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어려운 대학환경 속에서 전 교직원이 혁신하지 않으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강하게 느꼈고, 비효율적인 학사구조와 교육과정, 그리고 잘못된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장은 대학발전 방향에 대해서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등 핵심적인 대학교육지표를 끌어 올리고, 정부의 재정지원을 최대한 이끌어 내 지역사회의 교육적 수요와 니즈(Needs)를 찾아가는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전략을 강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대학재정의 안정적 확충을 위해 "내년부터 대학 특성화사업을 적극 추진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겠다"며 "여러 어려움과 난관이 있겠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학재정지원사업을 유치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6대 총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총장 취임 후 열흘이 지나가고 있지만 몇 달은 지나간 것 같다. 구태의연한 말 같지만 총장직이 개인에게 영광인 것은 틀림없으나 막상 직을 맡고 보니 할 일이 막중하고, 시급히 정리, 조정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책임을 크게 느끼고 있다. 우선 그동안 전 교직원이 학교를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일을 했으며, 대학혁신 방안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지난 주말까지는 전 대학, 전 학과(전공), 부속기관 등을 방문해 많은 교수님들과 대화를 했다. 빠른 시간 내에 학교 현안을 파악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신임 총장으로서의 역할과 학교 운영방안이 있다면?
"조직이 위기에 봉착할수록 기관장의 리더십과 조직 구성원의 팔로우십을 강화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동안 어려운 대학환경 속에서 전 교직원이 혁신하지 않으면 우리 대학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강하게 느꼈고, 비효율적인 대학 학사구조와 교육과정, 그리고 잘못된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학내 구성원 모두가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의 정신으로 나아가도록 하겠으며, 총장이하 전 교직원의 리더십과 팔로우십을 활성화해 나가겠다. 학내 소통과 협력기능을 더욱 강화해 가면서 대다수 교직원이 지지하는 대학혁신방안을 만들어내겠다."

―생각하고 있는 대학발전 방향과 비전은 무엇인가?
"위덕대는 지방에 소재 하는 대학이며 입학정원이 많지 않는 소규모 대학이다. 위덕대를 '작지만 강한 지역 명문대학'으로 만들고 싶다. 그동안 구성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아직까지 우리 대학의 교육적 역량과 교육조직의 효율성, 학생의 만족도 등은 수도권소재 거대 대학에 비해 취약하다. 앞으로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등 핵심적인 대학교육지표를 끌어올리고, 정부의 재정지원을 최대한 이끌어 내 지역사회의 교육적 수요와 니즈(Needs)를 찾아가는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전략을 강구할 생각이다."

―취임사에서 대학을 비상경영체제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는데 어떤 의미인가?
"2018년부터 고교졸업자가 대학입학정원보다 적어지는 등 학생수급에 있어서 큰 변화와 충격이 예상된다.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여타지역에 비해 이미 대학입학자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 대학이 2∼3년 내에 중위권 대학으로 올라서지 못하면 수년 내에 학교는 존폐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몇 년 전까지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눈앞에 다가왔다. 앞으로 5년 동안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압력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하위 등급을 받은 대학은 대학사회에서 퇴출될 것이다. 아울러 현 정부의 대학교육재정지원정책 등도 올해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변화된 모습으로 본격 시행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내년 상반기 중까지 빠른 걸음으로 대학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각오로, 대학을 비상경영체제로 바꾸고, 올해 내로 '위덕중장기발전전략 2020'을 마련해 내년부터는 학내의 모든 인적, 물적자원을 총동원해 '작지만 강한 지역 명문대학'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고교 졸업생 감소로 앞으로 2∼3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여론이 있다. 대학발전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앞으로 몇 개월 내에 대학 중장기 발전전략을 마련해 발표하겠지만, 우선 대학 특성화전략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 우리 대학은 지방 소규모 대학으로 모든 학과·전공분야에서, 모든 지역사회의 산업과 연계해서 대학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은 대단히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이 지역사회의 타 대학과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를 진단하고, 다양한 지역사회산업 중에서 우리 대학과 연계·협력해 상생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검토돼야 한다. 지역사회와 연계해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비교우위분야를 특화하고 이를 집중·지원함으로서 대학의 특성화를 간단없이 추진해 나가겠다. 두 번째로 대학입학자원이 급감하고 그러한 인구동태학적 현상이 상당기간 계속돼 대학입학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것으로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학령기 고교졸업자만을 끌어들이려는 학사정책이 과연 몇 년 후에도 유효할 것인지를 보다 심각하게 고민해 보겠다. 이러한 점에서 지역사회와 연계해 지역사회 성인학습자가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평생학습중심대학, 성인학습자 친화적 대학체제를 구축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마련해 보겠다. 세 번째로 가장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것은 교육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이미 서남수 전 총장이 4개 단과대학체제로의 전환, 다빈치커리큘럼 제시 등 학사구조와 교육과정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전임 총장이 추구했던 정책의 큰 변화는 우리 대학의 교육력을 높이고 교육투자의 '선순환구조'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가장 교육적인 처방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정책이든 그 정책이 추구했던 긍정적인 변화가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과정에서 예상했던 부작용이나 예상치 못했던 문제점은 나타나게 마련이다. 앞으로 나타난 부작용이나 문제점은 최소화하면서 대학의 교육력을 혁신적으로 높여 나가는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겠다."

―대학 총장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산업시대를 지나 지식정보시대를 거쳐 창조시대로 진입하는 현 시점에서 총장은 미래를 내다보는 창의적인 상상력을 갖추고 그것을 하나하나 대비해 나가는 실천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대학의 장으로서 어떤 인재를 길러낼 것인가에 대해 항상 고민하면서 구성원 간 소통과 협력을 통해 대학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사심 없이 공정하게 대학을 경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대학간 경쟁으로 대학운영이 갈수록 힘들다. 재정확충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대학 재정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는 문제는 모든 대학의 고민이자 최대 현안이다. 대학 수익금의 가장 큰 재원인 등록금 재원은 고교 졸업자의 급감, 정부의 반값등록금 정책 등으로 더 이상 확충하기 힘든 재원이지만 아직까지 모든 대학들이 가장 중시하는 재원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 대학의 경우 신입생 충원율과 재학생 충원율이 저조해 이 부문을 통한 재원의 확충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고 재학생의 탈락율을 낮추는데 교육적, 행정적 역량을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 재정의 안정적 확충을 위해 내년부터는 대학 특성화사업을 적극 추진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겠다. 여러 어려움과 난관이 있겠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학재정지원사업을 유치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갈수록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학생 취업에 대한 견해는?
"모든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경우 전 교직원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 학생취업률은 전국 대학 순위 상위권에 속하는 성적을 낳았다. 전국 대학 및 산업대학 191개교 중 32위, 경주와 포항, 울산지역 대학 7개교 중 1위라는 성과를 일구어 냈다. 앞으로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취업의 양적 수준보다 질적 수준을 높이고 졸업생들의 삶의 질 향상과 만족도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취업정책을 보완해 나가겠다."

―지방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비전이 있다면?
"수도권 소재 거대 대학과 비교해서 지방 중소규모 대학은 교육환경이나 교육여건이 월등히 열악하지만 지방대학이 지역발전의 거점역할과 지역 창조경제의 허브인 점을 감안한다면 지방대학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교육비서관으로 재직할 때 학부교육선진화사업(ACE사업)을 주도하면서 강조한 컨셉이 '작지만 강한 지방 중소규모 교육중심대학'이었다. 현 정부의 교육부 역시 대학구조조정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면서 동시에 대학 특성화, 지방대학 육성정책을 강하게 드라이브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상황과 정부재정지원사업의 추이를 종합해 보면 우리 대학이 반드시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 규모가 작기 때문에 더 유연하게 대학생태계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고 지역사회와 잘 연계·협력한다면 대학간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전 대학 구성원이 '작지만 강한 지역 명문대학'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전 구성원들에게 성취동기를 유발시키고 실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강하고 이를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보, 선문대 부총장,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으로 역임하는 등 교육통이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서울대 사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를 통해 30여 년 간 국·사립대학, 교육청, 교육부, 청와대 등 교육행정 관련 직책을 두루 거쳤기 때문에 교육정책가라는 직책에 긍지를 가지고 살아 왔다. 또 평소 교육을 통해 인간의 바람직한 변화를 직접 체험하기를 무척 희망해 왔기 때문에 이번 대학교육현장에 총장으로 부임하게 된 것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

―위덕대는 진각종이 설립한 대학이다. 종립대학으로서 정체성 부문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위덕대는 회당대종사의 '진리탐구' '인격도야' '이타자리'를 건학이념으로 해서 설립한 대학이다. 이러한 건학이념을 완성하는 길은 우리 대학이 지역사회의 중심에 서서 지역사회와 함께 하고, 지역사회로부터 사랑 받으면서, 학부모들이 자녀를 보내고 싶어하는 대학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건학이념이 임기 중 상당부분 실현돼 중등교육기관인 심인중·고, 진선여중·고와 함께 위덕대가 우리나라의 존경받는 대학으로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끝으로 구성원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개교이래 많은 정부재정지원사업을 유치하고 여러 연구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교수 여러분과 어려운 업무환경 속에서도 애교심을 발휘한 여러 교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그동안 어려운 난관들도 많았으나 담대하게 극복하고 오늘의 모습으로 굳건히 자리하는 것은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값진 성과들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뭉치면 해낼 수 있다는 선례들이라는 점에서 우리 대학의 희망을 본다. 이러한 교직원들의 저력과 학교사랑의 정신이 함께 한다면 우리 앞에 너울처럼 다가오는 어떤 난관과 시련도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제가 앞장서고 여러분과 함께 가겠다."

위덕대 김정기 총장은?
1956년 경북 영천출생으로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사법대학을 나와 행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교육부 총무과장, 경상북도교육청 부교육감, 교육인적자원부 교육자치심의관, 교육복지심의관, 교육인적자원연수원장, 평생학습국장, 교육과학기술부 차관보, 선문대학교 부총장을 거쳐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실 교육비서관,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재우 기자 sanj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