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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원만

편집부   
입력 : 2013-10-15  | 수정 : 20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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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보름달이 가을 하늘을 휘영청 밝히고 있다. 아직도 한낮엔 태양의 뜨거운 열기가 부담스러워 외출을 삼가고 있다가도 노을이 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면 왠지 심신의 해방감에 기분은 더욱 상쾌해진다. 밤바람을 맞으며 옛 선조들이 천문을 관측한 첨성대 앞 달빛 길을 걸어본다. 많은 인파에 무리 지어 이야기꽃을 피우는 가족들과 관광객들이 덕담을 주고받으며 함께 즐기는 달빛기행 축제분위기이다. 모두가 환한 얼굴에 만월의 미소가 가득하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달빛을 닮아있다. 경주의 밤하늘은 달빛이 유난히 밝아 보인다. 고층빌딩 숲이 하늘을 가리지 않고 쾌적한 공기 때문일 것이다.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이는 별빛과 부드럽고 은은한 달빛을 바라보며 명상을 시작해본다. 맑은 영혼을 대신하듯 순수함과 아름다운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수많은 별들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춤이 되어 지상에 내린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나의 마음도 넉넉하고 넓게 비출 수 있기를 서원하며, 걸림 없이 크게 비출 수 있기를 서원하며, 모나지 않고 둥글게 비출 수 있기를 서원하며, 모든 일에 수순하고 만족하게 비출 수 있기를 서원해 본다. 이러한 원력의 삶을 실천하고 인연 지어 가고자 오래 전부터 나의 닉네임은 광대원만으로 하고 있다. '은혜경' 가운데서도 "나의 마음이 넓고 크고 둥글고 차면 나의 집도 넓고 크고 둥글고 차느니라"는 말씀은 심인공부에 근저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늘은 저 하늘의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법신과 화신을 떠올려본다. "법신불은 본래 있어 보리심에 비유하고 화신불은 닦아나니 보리행에 비유한다. 법신불은 태양 같고, 화신불은 만월 같다"는 '진각교전'의 말씀은 누구나 깊은 수행과 정진으로 증득해야 할 깨달음의 세계인 것 같다. "우리들의 청정한 마음은 법신부처님이요, 우리들의 아름다운 몸은 보신부처님이요, 우리들의 만 가지 행동은 화신부처님이다"는 선지식의 가르침은 우리들로 하여금 자신의 본성을 회복하여 부처님의 큰 지혜와 자비로 삶을 살아가는 거룩한 존재라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는 존재하고 있는 그대로가 법신불의 화현으로 이 땅에 나투신 천백억의 화신부처님이라고 하신다. 화신부처님은 광대원만의 마음으로 일체중생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며 중생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시고 서원을 성취시켜 주시는 법신 비로자나부처님의 활동하는 모습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존귀한 존재가 되고 사랑이 되고 은혜가 되어 눈이 시리도록 함께 하고 싶은 소중한 인연의 탑을 쌓아가고 있다. 때론 가슴을 뛰게 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진실함이 나의 삶을 더욱 빛나게 하고 가치 있게 살아가는 이유일 것이다.

오늘도 우리 진언행자들은 모두가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감사하며, 참회하며, 회향하며, 광대원만의 보살행을 잊지 않도록 닦고 닦으며 살아가기를 두 손 모은다.

심원지 전수·홍원심인당 교화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