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죽비소리

느낌 아니까

편집부   
입력 : 2013-09-16  | 수정 : 2013-09-16
+ -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행복을 추구하고, 누구나 항상 자기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인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과연 그 실체가 무엇이겠습니까?

어떤 사람은 가난을 벗어나 부자가 되었을 때 행복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병고를 벗어나 건강을 되찾았을 때 행복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가정의 불화를 벗어나 화목을 되찾았을 때 행복해 할 것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갈증을 적셔주는 시원한 한 잔의 물이나 허기를 채워주는 따뜻한 한 그릇의 밥이나 지친 이에게 위로의 말 한마디처럼 크든 작든 결국 누구든지 자기가 원했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얻었을 때 즉 욕구가 충족이 되었을 때 행복하다고 말을 합니다.

자아실현 이라는 개념을 널리 확립하고 심리학이 '완전한 인간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5가지 단계로 분석했습니다.

첫째 생리적 욕구로 생존을 위한 먹고 자고 등의 살기위한 기본적인 욕구, 둘째 안전의 욕구로 생리적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된 다음부터 이것을 오래 지속적으로 유지하거나 신체나 생활이 위험이나 불안으로부터 벗어나 안전을 바라는 욕구, 셋째 애정과 소속감의 욕구로 주위 사람에게 항상 사랑 받고 홀로 외롭고 싶지 않은 욕구, 넷째 존중의 욕구로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받고 싶은 욕구, 다섯째 자아실현의 욕구로 완전한 인격자가 되고자 하는 욕구입니다.

굶주린 사람에게는 음식이외의 다른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 사람은 오로지 음식만을 꿈꾸고 기억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음식이 충분하고 배가 든든하다면 인간의 욕구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앞의 욕구 5단계설의 원리는 인간의 어떤 욕구가 충족되면 이미 충족된 욕구는 감소되면서 가라앉고 상위욕구가 떠오른다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 욕구는 피라미드 형태로 1단계부터 강도에 따라 배열했습니다. 즉 생리적 욕구는 안전의 욕구보다 강하고 안전의 욕구는 애정과 소속감의 욕구보다, 애정과 소속감의 욕구는 존중의 욕구보다, 존중의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보다 강하다고 분석하였습니다. 결국 인간은 먹고 자는 등의 생리적 문제와 신체의 안전이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보장이 된 이후에야 신체 밖의 영역까지 관심을 확장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속된 말로 이른바 먹고 살만 하니까 마음도 찾아보고 삶과 존재의 의미를 추구한다고 분석한 것입니다.

이러한 매슬로의 분석은 중생들의 보편적인 욕구성향을 분석한 것으로 이 연구가 모든 이들 에게 적용되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녔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세상에는 예외적인 경우도 허다하니까요!

매슬로의 말처럼 "인류의 역사는 자기 자신을 헐값으로 팔려는 무수한 사람들의 얘기로 가득하다"고 한 것같이 많은 사람들이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 아니면 애정과 소속감의 욕구만을 충족시키느라 대부분의 인생을 보내고 마는 반면에 먹고 사는 문제나 일신의 안전에는 별관심을 두지 않고 상위 단계로 바로 건너 뛰어 정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마음을 챙기며 자아실현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른바 수행자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자아실현의 욕구는 완전한 인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가는 것으로 불교적으로 말하자면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대의(大義)로 육바라밀을 실천하며 중생을 위해 삶을 바치는 대승보살의 삶으로 볼 수 있겠고 또한 '법계법신불과 자성법신이 하나임을 깨달을지라'라는 회당대종사님의 말씀을 실제적이고 체험적으로 깨닫고자 하는 원력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삼밀은 전인적인 수행으로써 몸과 마음 양면으로 전인격적 활동을 통해 중생구제와 사회정화를 실행하며 자아를 완성해 가고자하는 우리 진언행자의 모습 또한 자기희생과 고행으로써 남을 이익 되게 하고 상대를 행복하게 하는 것을 나의 즐거움과 행복임을 여기고 살아가는 수행자적 삶이 아니겠습니까?

행복하다는 것은 행복한 마음이 일어난다는 뜻이고 행복한 마음이 일어난다는 것은 행복을 마음으로 느낀다는 의미입니다. 즉 행복은 느낌입니다.

자아실현의 수행자적 삶을 추구하는 분들은 아마도 자기 일신의 이익과 안락을 위한 욕구는 비록 성취되더라도 진정한 행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과거 오랜 생으로부터의 체험으로 느낌 아니까 과감히 벗어 던지고 희생과 고행의 길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사실 더불어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주지 못하고 잠깐만의 자기만족과 자아도취에 빠져서 돌아서면 허전해지고 불안해지는 일시적인 행복을 참행복이라고 할 수 없다는 느낌 아니까 수행자의 길을 기꺼이 걸어가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체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여 고행의 길을 쉬지 않고 걸어가면서 순간순간 깨달음을 얻는 자수법락(自受法樂)의 즐거움과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함께 나누고 어울리며 살아가는 일이 진정으로 오랫동안 나에게 참된 행복감을 준다는 것을 과거 수많은 생을 이어오면서 쌓은 공덕과 체험으로 느낌 아니까 이 길을 즐겁게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언행자 여러분! 우리 모두 심인(불성)을 밝히면 사박사박 다가오는 진정한 행복의 느낌 아니까 오늘도 내가 먼저 긍정하고 하심하고 양보하고 배려하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봉사하고 희생하고 나누고 참회하며 용맹 정진합시다. 감사합니다.

대원 정사·법상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