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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수행합시다"

편집부   
입력 : 2013-09-02  | 수정 : 201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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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의 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초롱같아야 할 마음이 멍해지고 신심이 나약해지기 쉬운 계절입니다. 부처님의 진리는 마음을 떠나서 설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실행론'의 서문에서도 '마음은 곧 불이며 불법은 심의 법이다'라고 설하고 있습니다.

"심(心)은 곧 불(佛)이요, 불은 곧 심이므로 불법(佛法)은 심의 법이다."('실행론' 서문 p5) 그러므로 마음 밖에 불법이 없으므로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게 되면 현실 속의 마장도 고요히 가라앉을 것입니다. 또한 마음을 기쁘고 즐겁게 가지게 되면 기쁘고 즐거운 일들이 찾아올 것입니다. 왜냐하면 마음은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참 주인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믿는 마음을 내는 것을 신(信)이라 합니다. 불교수행에서는 마음의 번뇌를 가라앉히고 고요히 하여 기쁜 마음을 청정하게 유지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세상의 끝없는 즐거움과 비밀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4대로 이루어진 육신은 탐, 진, 치, 만, 의, 악견 등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쉽게 번뇌에서 해탈하지 못하므로 현실의 마장(법문)도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행론'에서도 마음을 보배구슬이라 하고 마음이 청정하면 외마의 피해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마음이 청정하면 외마의 해독을 입지 않는다. 보배 구슬을 진흙 속에 묻어두고 주리고 배고픈 고통을 스스로 취한다."('실행론' 3-3-7)

마음은 보배구슬과 같아서 기쁜 마음을 일으키면 기쁜 일이 찾아오고 괴로운 마음을 일으키면 고통스러운 일들이 찾아옵니다. 마음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는 보배구슬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비밀이라고 하였습니다.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마음이지만, 모든 것을 끌고 가는 원동력이 마음이라고 부처님은 말하였습니다. 마음을 기쁘고 즐겁게 가지면 저절로 남을 위한 선행도 실천하게 됩니다. 이렇게 실천한 자기의 선행을 스스로 드러내게 되면 상(相)이 되지만, 남모르게 실천하면 운명이 개선됩니다. 근본번뇌에 휘둘리지 말고 계속해서 마음을 기쁘고 즐겁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행이 필요합니다. 수행이나 선행은 현실적인 고락에 집착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꾸준하게 이어가면 반드시 종교적인 진리의 체험을 증득하게 될 것입니다. 마음 그릇이 작은 사람들은 좋은 결과가 발생하기 전에 수행과 실천을 포기하는 어리석음을 드러내게 되지만, 모름지기 수행자는 수행과 실천에 대해서 대범하게 생각하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계속 유지하여, 이생이 다하고 다음 생에도 계속한다는 각오를 꾸준하게 가지고 정진하는 것이 수행에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행론'에는 이렇게 말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뿌린 선행의 종자가 축적되어 운명이 개선된다. 고(苦)가 있어도 그것을 능히 이겨 나가는 것이 수행이다. 번뇌로 덮인 심로(心路)를 뚫고 탁하고 삿됨을 벗어나 보다 참되고 선하고 꾸준하게 정진해 나가야 한다. 그릇 키우기를 힘써야 한다."('실행론' 3-3-8) 회당대종사는 참되고 선하고 꾸준하게 정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말씀은 참기 어려울 때 참아야 하고, 괴로울 때 선을 실천해야 하고, 방일하고 나태한 마음이 일어날 때 꾸준하게 정진하라는 것이지요.

올해 여름은 유난히 길게 느껴집니다. 이럴 때일수록 흩어진 신심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인간의지의 한계를 느끼는 날씨는 오욕락에 탐착하는 마음이 일어나기 쉽지만 성현의 가르침은 "인 지어서 과 받는 것은 하늘과 땅과 사람과 부처의 원칙이므로 털끝만치도 어긋남이 없다"('실행론' 2-11-3)고 하였습니다. 지금 한순간 힘이 들지만 성현의 말씀을 믿고,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한다면, 좋은 인을 짓기에 오히려 좋은 계절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또 더위를 이기고 신심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행정진 하는 분들은 용맹심을 일으켜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수행하여 발원하는 원들이 성취되기를 바랍니다.

효명 정사 / 명륜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