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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通)! 통(通)! 통(通)!

편집부   
입력 : 2013-02-28  | 수정 : 201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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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바가 서로 통하거나 또는 의견이나 의사가 상대편에게 잘 통함.' 소통(疏通)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 같은 뜻이다. 소통이란, 말을 주고받아서 단순히 의사를 전달하는 것만이 아니라 생각, 즉 뜻이 서로 통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마하가섭에게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법을 전한 삼처전심(三處傳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영산회상의 염화미소, 다자탑전 반분좌, 그리고 사라쌍수 아래에서의 곽시쌍부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즉 부처님께서 세 곳에서 당신의 마음을 마하가섭에게 전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말이란 마음을 나타내는 도구이지만 때로는 말로는 마음을 100%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선종에서 말하는 삼처전심은 아니더라도 서로가 소통이 되려면 우선 상대에게 내 의사를 알 수 있도록 바르게 전달을 하고, 상대의 의견도 들어보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단 상대의 의견을 들을 때 잠깐이라도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조금만 있다면 소통은 잘 되리라 본다. 그것은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한다는 의미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종단의 스승님들이 교화를 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방문불사이다. 주로 스승이 신교도 가정에 어떤 일이 발생하거나 혹은 그 가정을 위해 직접 방문하여 불사를 보는 것이다. 스승님들에게는 때로는 중요한 일과 중의 하나이고 적지 않은 시간을 방문불사에 할애하고 있다. 방문을 해서 불사를 보고 때로는 법문을 주고받고 하다보면 가정의 문제나 개인적인 사정을 잘 알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하는데는 여러 가지 뜻이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스승과 신교도간에 서로를 믿고 이해하고 신뢰하고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바로 이 방문불사가 아닌가 생각한다.

'구멍 속에 들어있는 뱀은 그 길이를 알 수 없다'는 속담이 있다. 뱀이 밖으로 나오기 전에는 그 크기가 한자가 되는지 두자가 되는지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상대방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르고 상대의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 보는 여유를 갖는다면 불통에서 오는 불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진각성존 회당종조께서는 "아래 사정 모르면은 윗사람이 못 될지요, 위의 뜻을 모르면은 성실하지 못하다"고 하셨다. 즉 윗사람이 되어서는 아래 사정을 알아야 되고 아래 사람이 되어서는 위의 뜻을 알아야 된다는 말씀이다. 왜냐하면 '나'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나는 항상 아랫사람이나 윗사람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아랫사람이었다가 윗사람이 될 수도 있고, 윗사람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아랫사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가 사회적으로 화합이 잘 이루어지고 모든 세대, 계층, 상하, 가족, 사제간의 갈등과 불화가 없이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사회가 바로 건강한 사회가 아니겠는가. 우리 몸의 기능도 각각의 기관들이 소통이 되지 않아서 막히고 조화와 균형이 깨지면 건강하지 못하고 결국 병이 되듯이 말이다.

효원 정사 / 실행론심화연구모임 연구위원 / 범석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