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인기 블로거 새내기 시인 등단

편집부   
입력 : 2013-02-15  | 수정 : 201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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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심인당 신교도 성덕 각자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생각이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한 사람이 부산 정제심인당(주교 선정화 전수·부산 서구 부민동) 신교도 성덕(김보언·74) 각자를 보았다면 "내 말이 옳았군!"하고 생각할 듯도 하다.

성덕 각자는 백만 명이 다녀간 인기 블로그를 운영중이며, 지난해 12월에는 70대의 나이에 시인으로 등단까지 했다. 웬만한 젊은이들보다 바쁘고 열정적인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성덕 각자가 2005년 5월부터 운영중인 네이버 블로그 '부칠 곳 없는 편지가 있습니다'(http://blog.naver.com/zizonking)는 성덕 각자의 삶의 보람이다. 부산일보 전산제작국장을 지낸 성덕 각자는 IMF로 인해 정년 9개월을 앞두고 회사를 떠났다. 소주 한 병, 김밥 한 줄을 배낭에 넣고 700여 차례의 산행을 했다. 무릎이 닳고 으깨져 수술대에 오를 정도였다. 그러다 신문사 시절 배운 컴퓨터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다. 그의 블로그는 시와 수필, 스포츠, 사회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녹아 있다. 그러한 열정 때문인지 블로그로 인해 좋은 인연들도 만났다. 어떤 블로거는 러시아에서 생활하는 동포로 그의 팬이 되어 고국을 찾을 때마다 그를 방문할 정도였다.

지난해 시 '비목'(碑木)이라는 작품으로 '대한문학세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작품의 소재는 자연과 나라사랑,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이다. 한국전쟁 당시 아버지를 여의고, 형제들은 북한에 두고 어머니와 둘만 부산으로 피난을 온 성덕 각자에게 가족사랑과 나라, 자연에 대한 마음은 애틋하다.

성덕 각자는 수상소감에서 "문명의 이기에 금수강산이 파헤쳐지는 것을, 대운하에 시멘트가 섞여 떠내려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때론 분을 삼키면서 먼 산만을 향해 삿대질만 하고 있었습니다. 나라꽃 무궁화 꽃은 어디에 숨었나요? 우리나라 방방곡곡엔 가시 돋친 수입산 장미동산이 많이들 자리 잡고 있더군요. '뿌리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남은 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계속 불러대렵니다"라고 했다.

'부부는 서로 닮는다고 했던가?' 함께한 세월의 비례만큼 아내 선정심(김포자·72) 보살도 성덕 각자 만큼이나 열정적인 노년을 보내고 있다. 선정심 보살은 처녀시절 교회를 다니다 결혼을 한 후 시어머니를 따라 정제심인당을 다니기 시작했다. 지금은 금강회장을 맡을 정도로 신실한 선정심 보살은 진각복지재단 산하 낙동종합사회복지관을 비롯해 대학병원 등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며, 실버연극동아리 단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김우이 기자 wooyi82@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