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0년 만에 돌아왔어요”

편집부   
입력 : 2013-02-14  | 수정 : 201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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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여고․위덕대 출신 위덕대 교수 임명 정혜욱 박사

 "진선여자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된 것은 집과 근거리인 학교였기에 우연이라고 하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 역시 인연이었던 같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저에게는 방황의 시기였고 그에 따라 학업성적이 수도권 대학에 갈 수 있을 정도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진로를 두고 고민을 하던 중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과 상담과정에서 대학의 소재여부를 떠나 법학과를 희망했기에, 법학과라면 위덕대학교에도 있으니 이왕이면 진선여고와 같은 종립학교인 위덕대학교에 진학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하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다시 아버지와 상의를 한 결과 4년 내내 기숙사생활 하는 것을 전제로 그렇게 위덕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정혜욱 박사는 교수 임명의 감회를 인연에서 시작하여 인연으로 풀어냈다.

진각종은 종립학교로 대구의 심인중·고등학교, 서울의 진선여자중·고등학교, 경주의 위덕대학교를 두고 있다. 정혜욱 박사는 종립 진선여자고등학교와 위덕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후 2월 5일 위덕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이번 교수임용은 위덕대학교를 졸업하고 딱 10년만의 귀환인 셈이다.

종립 중·고등학교(진선여고)를 거친 위덕대학교 졸업생 최초의 위덕대학교 교수임용이라는 타이틀이 정혜욱 박사 이름 앞에 붙게된 것에 대해 정 박사는 무거운 책임감을 토로했다.
"지금까지 위덕대학교를 모교로 해서 위덕대학교 교수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교수 초빙심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진선여고를 졸업하고 위덕대학교를 졸업한 교수는 아직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초의 종립 고등학교와 대학교 졸업생으로 교수가 되어 뿌듯합니다. 하지만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정 박사는 처음부터 교수가 되고자 학업을 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정 박사의 전공은 형법이다. 위덕대학교에서 지금은 폐과가 됐지만 법학과 재학 당시부터 형법에 끌렸다고 한다.
"형법이 재학 당시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형법만이 갖는 매력에 빠져 유독 좋아하는 과목이 됐습니다. 학부 졸업 후 형법을 더 공부해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중앙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박사학위 취득한 후에는 모교인 지금의 위덕대학교 경찰행정학과에 출강하며 후배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자신의 전공과목인 형법은 경찰시험을 비롯한 각종 고시의 시험과목 중에서도 주요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실정에서 자신이 재학생들에게 주는 가르침 그 이상의 멘토가 되어 줄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박사학위를 받고 모교의 배려로 형사법 강의를 맡게 됐습니다. 강의를 해보니 경찰행정학과 학생으로서 경찰시험에 합격할 정도의 자질이 충분히 되는 학생들이 형사법을 포함한 법학 관련 학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진로지도 또한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선후배 사이의 끈끈한 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회의 특성상 선배의 합격 선례와 가열찬 지도가 있다면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됐습니다. 저 또한 후배들과 대화를 하며 강의를 하다 보니 보람을 느끼는 것은 물론 가슴이 감격적으로 가득 차곤 했습니다. 어찌 되었건 모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겠다는 생각을 하게된 결정적인 계기는 모교에서의 강의경험이 있었고 이제는 제자가 될 후배들을 직접 지도해 주고 싶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정 박사는 가장 먼저 재학생들을 위한 계획으로 스터디그룹을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후배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다며 책 한 권을 소개했다. 본인도 귀감으로 삼아 도움을 받은 책이라며 '마시멜로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한 통을 쥐어주며 이것을 당장 먹지 않고 참고 기다리면 나중에 더 많은 마시멜로를 먹을 수 있다고 제안한 뒤 그것을 못 참고 먹어버린 아이와 끝까지 참고 더 많은 마시멜로로 보상받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인데, 나중에 성장했을 때 참으면서 마시멜로 먹지 않은 아이가 못 참고 먹은 아이들보다 더 성공했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여기서 저는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보고 정한 뒤 그 길을 인내하고 최선을 다해 나아간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며 자신의 신조를 책과 함께 소개했다.

정 박사는 더불어 자신을 롤모델로 삼고자 하는 제자가 될 후배들에게 당부의 한 마디도 잊지 않았다. "욕심 없이 원하는 바를 정하고 꾸준히 해나간다면 10년 후에는 너희들이 이 자리에 올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