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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590호)

편집부   
입력 : 2012-11-02  | 수정 : 20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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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법보로 자리할 진각문화전승관

진각문화전승관이 헌공불사를 갖고 공식적으로 개관됐다.

진각문화전승관은 한국밀교중흥의 요람인 진각종 총인원의 중심이자, 종무행정을 총괄하고 수행을 지도하는 종단의 심장부와도 같은 기능과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위상에 걸맞게 그 속에서 이루어질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되는 바다. 진각성상 60년을 넘어 100년, 아니 천년을 지나 유구한 역사와 함께 면면히 이어질 '법보'로 자리하면서 진언행자들의 귀의처이자 보금자리가 돼야하기 때문이다.

진각문화전승관이 자리해 있는 진각종 총인원은 66년 동안 여러 차례 변화와 변모를 겪으면서 늘 새로운 모습으로, 보다 장엄된 환경으로 바뀌어왔다. 진각문화전승관 건립불사를 계기로 또 다시 새 모습을 선보인 것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종단은 한 차례 더 변화를 도모하게 된다. 진각문화전승관과 탑주심인당, 진각복지센터에 이어 교육관과 진각문화국제체험관까지 완비되면 삼밀수행의 도량으로 법계만다라 불보살의 공간으로 완성된다.

10월 30일 전국의 스승은 물론 신교도와 불교계, 정치계, 경제계, 문화계, 언론계 인사들을 초청해 여법하게 법계에 헌공된 진각문화전승관은 사람이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자 환경이다. 서원을 집중시키고 법계의 무한 위신력을 보듬는 자리이기도 하겠지만 불사나 사업을 기획하고 성사시키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그래서 사람을 키우고 가르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한다. 도제를 양성하고 인재를 찾아 육성하는 일이 중요한 까닭이다. 진각문화전승관은 그 역할도 능히 해낼 것이다. 아울러 진각문화전승관을 지키고 보존하면서 한국밀교의 중흥을 꾀할 법도 서야하고 진언행자들의 원력도 모아져야 한다. 내면의 향기가 밖으로 뿜어져 나와 그 사람의 인품을 규정짓듯이 진각문화전승관의 향기는 앞으로 종단이 세워갈 수행과 대대적인 불사로 표출될 것이다.


2. 한중일불교우호교류회의가 남긴 것

제15차 한중일불교우호교류회의 일본대회가 막을 내렸다.

1995년 제1차 베이징대회를 시작으로 중국과 한국, 일본을 매년 번갈아 가면서 3국 불교의 유대강화와 교류활성화를 천명하며 시작된 한중일불교우호교류회의는 각국에 교류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설립, 운영하면서 지속적인 행사와 연대사업을 추진할 발판을 마련했다. 2000년부터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인류의 안녕을 위해 불교도들이 해야할 역할을 제고하면서 미래적 비전을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제시하고자 했던 세계평화기원법회와 학술강연회를 병행했다. 아울러 2001년 중국대회와 2002년 한국대회에서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불교환경사진전시회를 가졌고, 2003년 일본대회에서는 시가지 평화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변화가 능사는 아니지만 올해 일본대회 학술강연회에서는 동일본대지진 참사와 관련된 발언이 쏟아졌다. 한국과 중국 불교계가 발빠르게 보여준 구호의 손길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환경훼손과 인간성 파괴에 따른 재앙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다. 그래서 일본을 대표한 기조발제자는 인간성을 되찾는 일부터 재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종교인 불교의 가르침에 입각해 문제상황을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명토박았다. 불교우호교류회의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본다.

다만 행사를 앞두고 중국불교대표단의 참석여부가 설왕설래됐던 일이나 실제 참석인원이 40여 명에 불과했던 것은 오점이 아닐 수 없다. 중국과 일본간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말미암은 듯한 처사로 국제대회의 기반을 흔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인천의 스승인 승보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머리를 맞대고 조화로운 해결책을 정치권에 제시할 수 있는 더 큰 대회로 거듭나야 대회를 개최하는 참 의미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