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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588호)

편집부   
입력 : 2012-10-04  | 수정 : 201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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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문제 해결 위한 참여행


불교계가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포문을 열었다.

조계종 노동위원회는 쌍용자동차 문제를 포함해 우리 사회의 노동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100일 동안 1천 배 릴레이기도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려 10만 배에 달하는 기도다. 불교계의 관심을 유도하고 사회적 각성을 촉구하며 근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염원이 담긴 실천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자동차 문제를 비롯한 일련의 사건들은 단순한 노동자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다. 정리해고에 따른 생계곤란과 연쇄적인 가정파탄, 죽음의 행렬로 이어지는 일련의 일들이기 때문이다. 노동자 개인, 나아가 한 회사의 일에서 시작된 것이기는 하나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파장을 야기하는 문제인 것이다.

불교는 나라가 어려울 때는 분연히 일어나 나라를 구했다. 사회가 어지러울 때는 선각자들의 지혜를 빌려 사회적 구휼활동을 폈다. 어두운 곳에는 빛을 놓아 밝게 했으며 손길이 필요한 곳에는 주저 없이 나아가 손을 내밀었다. 부처님의 자비사상에 근거한 자연스런 실천행에 다름 아니었다.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불교계의 이번 참여행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각종 잡음으로 소란스러워질 수도 있는 유착관계를 우려한 점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참여를 위한 참여가 아니라 효소 같은 참여행은 사회를 밝히는 미소불사가 될 것이기에 이번 릴레이기도를 통한 노동위원회의 실천행은 그래서 아름답다.


오락가락 행정 불신자초


정가의 오락가락 행정이 불자들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불교방송을 민영미디어렙에 위탁하려는 미디어렙고시안을 꺼내들었다가 불자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9월 5일 전체회의를 열어 공영미디어렙 지정을 골자로 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 미디어렙결합판매지원고시안'을 최종, 의결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또 13년 동안 이어져오며 사랑을 받았던 지하철 게시판 '풍경소리'를 철거하겠다고 했다가 접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철거 이유로 시민, 단체, 기관, 서울시 등 총 17명으로 구성된 '지하철 환경개선 시민개혁단'을 통해 도출된 개선안으로 '종교적 형평성'을 문제삼았다.

풍경소리는 즉각 서울시의 철거정책을 막기 위해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청원을 올렸다. 자원봉사자와 후원사찰, SNS를 중심으로 온, 오프라인 서명운동도 전개했다.

그러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검토결과 '풍경소리'와 '사랑의 편지' 두 게시판의 시민호감도가 높다고 판단해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간 협의를 통해 지하철의 모든 부착물을 제거하고자 했던 지하철환경개선시민개혁단의 제안에서 두 게시판 철거를 제외하기로 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말하는 종교적 형평성은 불교방송과 원음방송만을 공영미디어렙에서 제외코자 했던 방송통신위원회가 유념해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