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수 위덕대학교 신임 총장 인터뷰

편집부   
입력 : 2012-08-29  | 수정 : 201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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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위하는, 학생이 중심인 대학육성"

덕성함양 위한 교육으로 경쟁력강화
지역 사회와 협력 공감대 형성 노력
폭넓은 대화로 공동 목표·비전공유
대외적 인지도와 브랜드가치 제고도


―총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을 밝혀달라.

"제5대 총장에 취임하게 된 것을 매우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개교이래 최초로 총장공모라는 절차를 거쳐 선임되었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사회와 설립종단, 그리고 신교도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총장역할을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나?

"총장에 취임하자마자 바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현황과 현안, 그리고 관련 정부정책 방향 등을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객원연구위원과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복지정책자문위원장, 관정이종환교육재단 고문, 홍익대학교 초빙교수 등 그 동안 서울에서 하고 있던 일들을 모두 마무리하고 경주에서 새로운 삶과 일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도 필요하기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임 총장으로서의 역할과 교육 및 학교운영 방안은?

"대학 총장의 가장 큰 역할은 모든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그것을 대학발전을 위한 추진력으로 결집시키는 데 있다고 본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세계적인 동향과 정부의 대학정책방향, 그리고 대학에 대한 지역사회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해 비전을 제시하고 교수와 직원, 학생과 학부모 등 모든 대학 구성원의 폭넓은 공감과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생 중앙정부에서 대학정책과 관련되는 일들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대학교육의 국제동향이나 정부의 대학정책방향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 대학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그림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요구나 대학 구성원들의 생각은 아직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다.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폭넓은 대화를 통해 대학이 지향할 공동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게 되면 발전의 큰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학내 소통에 힘쓸 생각이다. 아무리 훌륭한 생각과 비전도 구성원의 공감을 얻지 않으면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는다. 깊이 있는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함께 만들어 가는 비전이 되어야 실질적으로 발전을 견인하는 살아 움직이는 비전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차원에서 재임하는 동안 교수, 직원, 학생은 물론 종단, 지역사회와도 폭넓은 대화를 갖고 귀를 기울일 생각이다."

―대학 발전방향과 비전은?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은 이미 보편화교육단계에 들어섰다. 다시 말하면 누구나 원하는 사람은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그러나 대학들의 학사체제와 운영방식은 아직도 극소수 엘리트를 양성하던 엘리트교육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학생을 교육하는데 보다 선발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소위 SKY대학들은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지역대학들도 마찬가지다. 보편화단계의 대학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보다는 입학한 학생들이 자신들의 적성과 소질을 최대한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미래와 진로를 열어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이 대학의 사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위덕대도 담대한 혁신을 시도할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이 일차적인 진단이다. 위덕대가 진정으로 학생을 위하는 대학, 모든 학사체제가 학생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대학,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재발견할 수 있는 대학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다만 이런 총체적인 혁신은 총장 한 사람의 힘으로 가능하지는 않다. 교수와 직원 등 모든 대학 구성원들과 함께 공감대를 이루어 새로운 비전을 향해 유쾌한 도전에 나설 수 있느냐가 그 성공여부를 결정짓는다. 그래서 위덕대의 발전방향에 대한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대학발전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모든 학사운영의 중심을 학생에 둠으로써 학생들의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나아가 학생들이 대학생활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재확인하고 대학생활을 통해 자신의 꿈을 추구할 수 있는 학사체제를 확립하며 그에 합당한 교육과정을 마련해서 제공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학사체제 전반을 과감하게 쇄신할 필요가 있다. 교수를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과의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대학 총장이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무엇보다도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꿈나무라는 생각으로 그들의 앞날을 위해 최대한 힘이 되어주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겠다. 이와 함께 교수와 직원, 학생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서 대학운영에 반영하려는 개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총장이 지나치게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서 대학을 운영하게 되면 대학의 활력은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그들의 생각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학을 운영한다면 대학발전의 방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대학 혁신의 과정에서도 교수와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또 그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바탕 위에서 장기적으로 대학이 추구해야할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고 대학을 리드하는 가운데 혁신의 과정에서 직면할 수도 있는 여러 형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 가져야할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학의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교육의 질적 수준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특히 교수와 강의의 질적 수준은 그 대학의 경쟁력과 수준을 결정짓는 핵심이다. 그런데 교수와 강의의 질적 수준은 그 대학이 갖고 있는 학사체제와 교육과정, 교수에 대한 평가체제 등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 그러므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런 학사체제 전반에 걸친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대학의 경쟁력은 단순히 지식의 경쟁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 사회에서는 인성이나 풍토까지도 한 개인이나 조직 경쟁력의 매우 중요한 한 부분이다. 우리 대학이 지향하는 덕성함양을 위한 교육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게 되면 그것 역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대학간 경쟁으로 대학운영이 갈수록 힘들다. 재정확충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생각인가?

"특히 지역대학들의 재정상황이 어렵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등록금 수입의 감소로 많은 지역대학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우리 대학도 예외가 아니라고 본다. 이러한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교직원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학생 충원율을 높이는 것이다. 획기적인 학사체제 개편과 교육과정 개편 등을 통해 학생 만족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학생 충원율과 대학 재정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학재정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정부 프로젝트 유치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만 최근의 정부 재정지원정책은 광범위하고 획기적인 대학개혁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사업 유치를 위해서는 대학 내부의 학사체제 개편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대형 국책사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산학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학생들에 대한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재정기반을 확충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외부 장학금 유치나 발전기금의 확충 등을 높이기 위해서도 앞장서서 발로 뛸 생각이다."

―갈수록 취업난이 심해지고 있다. 학생 취업에 대한 견해는?

"청년실업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청년실업의 증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기업들은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즉 구직과 구인 사이의 미스매치(mis-match), 즉 불일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도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 기업들과의 산학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기업이 원하는 것과 학생들이 희망하는 것을 함께 고민하면서 교육과정을 개발, 운영하고 산학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면 미스매치의 상당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미리 파악해서 진로를 탐색해 나가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접근은 뭐니뭐니해도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수한 인재들을 길러낼 수만 있으면 취업시장의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실업상태에 놓일 수야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 취업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대의 한계를 극복할 비전은?

"지방대학들이 여러 가지 사회구조적 불평등과 장벽에 직면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위축되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특유한 강점을 스스로 갖추는 길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 지역의 학생들 중에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다른 지역의 대학으로 진학하기보다 지역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많은 학생들이 있다. 그런데 만약 이 지역의 대학이 그들이 희망하는 내용과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지역대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겠는가? 최소한 그 지역의 학생들과 학부모가 만족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일이 지방대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출발점이라고 믿는다. 그 바탕 위에서 대학을 둘러싼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수도권 대학들이 제공하기 어려운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과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필수적이다. 중앙정부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외적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큰 비중을 두고 노력할 생각이다."

―대학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 명문사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과의 상생도 중요하다. 지역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점은?

"인근 지역의 학부모들이 자녀를 진학시키고 싶어하는 명문사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지역사회에 무엇을 당부하기에 앞서서 대학이 먼저 갖추어야 할 일들이 많다. 학생들을 우수한 인재로 길러낼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대학의 의지와 역량을 지역사회로부터 인정받아야 우리도 지역사회에 무엇을 당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명문사학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 약속을 바탕으로 지역발전과 지역대학의 발전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즉, 지역대학의 발전 없이 지역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또 지역이 발전해야만 지역대학도 발전할 수 있다는 공동체 의식이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역의 발전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갖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지역사회에서도 위덕대의 발전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리고 싶다."

―위덕대학교는 진각종이 설립한 대학이다. 진각종도가 아닌 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우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쉽지만은 않았던 30여 년 간의 공직생활 내내 큰 힘이 되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제가 다니던 사찰이 어떤 종파에 속했는지는 별 문제가 아니다. 부처님과 불법의 세계는 아주 넓어서, 마치 바다가 수 천, 수 만 개의 강물을 차별 없이 받아들이듯이 다양한 방편과 수행방법을 모두 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각종은 투명한 재정운영 등 다른 종단이나 종교에서도 본받을 만한 건실한 종단이라고 알고 있다. 위덕대와의 인연을 진각종의 수행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생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덕대를 진정으로 좋은 대학, 명문대학으로 만드는데 얼마나 많이 기여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거나 다른 종교를 갖고 있는 학부모들까지도 자녀를 진학시키고 싶어하는 명문사학 위덕대가 된다면 진각종 스승님들이나 신교도 모두에게 반가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되면 자녀들을 흡족한 마음으로 진학시킬 수 있는 대학을 갖게될 뿐만 아니라 진각종의 위상까지 높아짐은 물론 교세확장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총장으로서 위덕대의 건학이념을 최대한 받들면서 모든 스승님들과 신교도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명문대학으로 발전시키는데 모든 힘을 다할 생각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도와주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