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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의 복 심고 미맹의 화 끊는 희사

편집부   
입력 : 2012-08-17  | 수정 : 201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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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국시대 주나라에 편작이라는 명의가 있었다. 편작은 3형제 중 막내였는데 3형제가 모두 유능한 의사였다. 실력을 인정받아 입궐했는데, 왕이 편작에게 물었다.

"3형제 중 누가 제일 뛰어 나냐?"
"첫째 형님이 가장 뛰어 나시고, 그 다음은 둘째 형님, 그리고 저는 제일 마지막입니다."
"사람들은 네가 가장 뛰어나다고 하던데 사실이 아니냐?"
"큰 형님은 환자가 증세를 느끼기 전에 병을 고치기 때문에 고친지도 모릅니다. 둘째 형님은 초기에 병을 고치기 때문에 그렇게 고마운 줄을 모릅니다. 저는 실력이 모자라 병을 미리 볼 줄 모르고 병이 위중하고 난 뒤에 고치므로 제가 제일 실력이 나은 줄 압니다." 

우리 몸은 사대, 즉 지·수·화·풍의 인연에 의해서 이루어졌으며 지·수·화·풍의 부조화로 각각 101가지씩 총 404가지의 병이 생긴다고 했다. 바로 허망하고 믿을 수 없는 인연으로 이루어진 우리 몸은 병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영원히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것은 중생들의 소박한 꿈이지만, '보왕삼매론'에서도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몸에 든 병을 통해 인생의 실상을 바로 보는 지혜의 눈이 필요하다. 이 지구상에서 인간만큼 교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탐욕에 집착하고 오욕락에 방일할수록 몸은 더욱 망가져 건강을 해치게 된다. 그러므로 병 자체가 어리석음과 욕망의 산물이므로 병이 들면 전생인과[전생숙업병(前生宿業病)]와 금생인과[현생소감병(現生所感病)]를 깨치고 자신이 살아온 삶을 살피며 지심참회로써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회당 대종사는 실행론에서 "의사는 육체병을 고치고 법신불은 정신병을 고친다. 병은 운기(運氣·전염병)와 성정(性情·성질과 심성)으로 일어난다. 운기는 서양의학으로 치료하고 성정으로 일어난 병은 종교라야만 능히 낫게 할 수 있다. 결코 귀신이 고친 것이 아니고 마음을 밝혀서 고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냉정하게 병을 받아들이고 병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이 병의 씨를 뿌리고 그 씨를 키워왔기 때문에 지금의 병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살생의 업을 지었거나,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거나, 한을 품었거나, 누군가를 지독하게 미워했거나, 오욕락에 탐닉했거나, 물질에 전도되었거나, 병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 찾아든 병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서 마음에 맺힌 응어리를 풀고 몸을 돌보고 삶의 방식과 습관을 바꾼다면 병은 사라지고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더 건강해 질 수도 있다.

혹시 몸이 아프고 마음이 불안할 때는 차별희사를 해보자. 속성취(速成就·빠른 성취, 해탈)가 일어난다. 아픈 고통은 죽는 고통과 같다. 아파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아픔을 모른다. 공포, 불안감이 나를 엄습한다. 희사만 하기만 해도 불안한 마음이 안정되고 몸의 고통도 사라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새롭고 좋은 기운이 생기며 마음이 안온해지고 편안해진다.

회당 대종사는 "병고에 있어서 희사는 예방주사와 같다"라고 실행론에서 말씀했다. 편작의 3형제 중 큰 형이 가장 훌륭한 의사이듯이 미연(未然)의 복(福)을 심고 미맹(未萌)의 화(禍)를 끊는 희사(불공약)로써 병고를 미리미리 예방하는 진언행자가 되자.

능원 정사/실행론심화연구모임 연구위원·대명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