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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과 지혜 구족하소서!

편집부   
입력 : 2012-07-30  | 수정 : 201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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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한다. 그래서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삶을 흔히 '행복'이라는 말로 표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행복한 삶이 무엇일까, 생각하면 조금은 막연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본래 우리말에는 행복(幸福)이라는 단어가 없었다고 한다. 이 개념 자체가 서구에서 수입된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이라는 말은 19세기에 일본의 학자들이 서구의 개념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만들어 낸 신조어인데, 그 후에 우리나라에 수입된 것이라고 한다. 영어의 'happiness'는 어원상 '(신이 허락한)좋은 시간'으로 기독교적인 신의 개념이 배후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동양의 사고에는 그런 것이 없었으므로 일본의 번역자들은 물질적 풍요와 관련이 있는 두 글자인 '행(幸)'과 '복(福)'을 붙여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만든 것이라고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행복한 삶은 어떤 것일까?

행복을 불교적으로 말하면 아마도 해탈이나 열반, 고난으로부터 기쁨을 얻는 이고득락이 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복과 지혜가 구족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복을 지어서 고난으로부터 벗어나고 지혜를 닦아서 번뇌로부터 벗어나서 안락함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진각성존께서도 "행복은 몸과 마음이 안락한 데 있다. 몸의 안락은 십선업 가운데 특히 희사하는데 있으며 마음의 안락은 삼밀선정으로 육식의 근본인 마음의 조정에 있느니라"라고 하셨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제일먼저 실천해야할 것은 삼밀행과 희사로서 복덕지혜 구족하게 부지런히 닦으라고 말씀을 하신 것이다.

우리가 매일 실천하고 있는 염송과 희사, 즉 삼밀행은 지혜를 밝히는 것이고 희사는 복덕을 증장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왜 우리가 편안하지 못한가? 지혜가 모자라서 번뇌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편안하지 못하다.

우리는 왜 자꾸 장애가 생기고 고난이나 환란, 재앙에 빠지게 되는가? 복이 부족하여 환란, 재난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복을 닦음으로서 그 고난으로부터 벗어나게 되고 지혜를 자꾸 닦아나감으로서 번뇌로부터 벗어나 안락함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행복한 삶을 살려면 복을 많이 지어서 환경을 변화시켜 나아가야 되고 마음을 닦아서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서 편안하고 안락함을 얻어야 한다. 기쁨이나 행복은 외부에서만 찾아서는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내 마음을 근본적으로 정화를 시킬 때 그때 편안함이 있고 즐거움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해탈이고 안락이다.

"심일당천만(心一當千萬), 마음하나 천만을 당적하니…"라는 회당 대종사님의 말씀도 그 만큼 내 생각을 조절하기가 어렵고 내 마음하나 조복하기가 어렵다는 뜻이 아닐까? 그래서 내 마음을 통해서 편안함을 얻고 즐거움을 얻는 노력을 해 나가는 것이 바로 우리의 수행이 아니겠는가. 또한 일체중생에게 이익 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는 것이 수행의 목적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안락'이라는 말은 예부터 동아시아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던 말이며 불교에서는 번뇌가 사라졌을 때 안락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과거에는 '행복'과 비교적 유사한 기능을 했던 단어가 바로 '안심(安心)'이나 '안락(安樂)'이라고 하는데 행복보다는 그 뜻이 더 구체적이라고 여겨진다.

'남녀노소 막론하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옴마니반메훔을 염송하며 탐심을 없애기 위해 희사하고 지혜를 밝히기 위해 정진해 나가면 이 가운데서 복이 솟아난다'(실행론4-6-3)

효원 정사 / 실행론심화연구모임 연구위원 / 범석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