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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신문 사설 3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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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2-07-16  | 수정 : 200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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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립대생 군승 임용은 요원한 것인가 지난 6월 29일 성남 남성대에서는 새 군승 법사 11명이 탄생했다. 먼저 포교의 황금어장이라 불리는 군 포교에 앞장서게 될 새로운 군승 법사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군 법사는 불교신자로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사관으로 복무할 수 있는 영예로운 길이다. 국방의 의무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4대 의무 가운데 하나로, 누구든 자격이 된다면 그 의무와 권리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공평하고 엄정한 국민의 기본권인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종교사관으로 복무하는 군종 요원 가운데 불교계의 군종 법사는 턱없이 그 숫자가 부족하여 군 복무를 불교 신앙을 가지고 이행하고 싶은 사병들에게 균등한 기회 제공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실정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교계는 군승 배출에 있어 납득할 수 없는 제한 규정을 두고 있어, 군승 복무를 위한 사관 지망생이나, 불교신앙을 제대로 하고 싶은 사병들에게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군승 법사는 두 가지의 방법에 의해 선발되고 있다. 하나는 조계종 중앙승가대학교나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에 재학중인 학생으로 수능시험에 준한 선발고사에 의해 임용되며, 다른 하나는 역시 중앙승가대나 동국대 재학중인 학인 또는 졸업한 스님으로 조계종 승적을 가진 사미계 이상 수지자라면 가능하다. 모두가 조계종 승적 또는 승적 취득이 가능한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우수한 군승 요원을 선발하기 위해 유수의 불교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생을 선발 대상으로 하고있는 것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으나, 특정 종단의 관련 기관이나 승적 취득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국방의무에 대한 동등한 기회를 원천 봉쇄하는 것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가 특정한 사람들만을 위한 축제이어서는 곤란하다. 국민의 정부에서까지 이러한 불합리성이 개선되지 못하는 것은 국방부 군종실을 비롯한 관련기관의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진각종단은 종립 위덕대학교를 설립하면서부터 불교학과 학생들에게 군종 사관임용 기회를 주기 위해 기득권을 강조하는 조계종단과 국방부에 줄기차게 문호개방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군종실은 현실적으로 기득권이 있는 종단의 반대가 있는 한 곤란하다는 입장이고, 기득권을 가진 종단에서는 수행과 의식을 달리하는 한 불가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정부기관, 그것도 가장 신성하고 공평무사한 권한을 행사해야할 군 당국이 거대종단의 눈치를 살피는 것 외에 다른 설명이 필요치 않으며, 기득권 수호를 주장하는 종단 역시, 같은 불교 종단, 그것도 장자 종단의 입장에서 소아적인 편견을 고집하는 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진각종단은 엄연히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가입하여 부회장 종단의 역할을 하는 불교 종단이고,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군승 임용에 관한 한 기득권 종단의 요구대로 기존의 군승들이 수행, 전법하는 방식 그대로를 수지하고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진각종단이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의 군승 선발과정 중 불교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군종 사관 임용 자격에 불제자의 원력을 세우고 불교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한다는 것뿐이다. 그들은 사실, 진각종 종립대 학생이기 이전에 정규 교육기관인 위덕대학교 불교학과를 택한 것이지, 신앙적으로 특정 종지만을 선택한 사람들도 아닌 것이다. 문제는 군승 배출학교로 당연히 지정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를 관철하지 못하고 있는 종단과 학교의 의지에도 분명 성찰 할 부분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단 한 명의 학생이 군승의 길을 원한다고 해도 그 길을 열어주는 것이 학교의 의무이며, 설령 그 길을 원하는 학생들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길을 열어놓아야 마땅한 것이 학교와 종단의 도리인 것이다. 진각종단은 창종 이후 줄기차게 진호국가불사를 봉행해 왔다. 단순한 기도가 아니라 논산 입소대 법당을 건립하는 등 직접적인 군 포교를 위해 아낌없는 종력을 기울여 왔던 것이다. 진각종단은 올해로 회당 대종사 탄생100주년을 맞고 있다. 100주년의 의미가 어느 특정한 불사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님은 새삼 되새길 필요도 없거니와 당연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만드는 의지와 방편들이 속속 가시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종립대학교를 설립하고도 군승 지정학교가 안되어 군종복무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타 대학으로 보낸다면 종립 대학교 설립의 의미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불사를 성취하는데는 기도와 방편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그 때문에 항복 받는 것임이니' 현실적인 가지기도수법으로서 이제 능히 이를 성취해 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