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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의 산실 9) 범석심인당

편집부   
입력 : 2012-07-17  | 수정 : 201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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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심인진리 홍포의 첫 심인도량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가 대구와 포항, 경주에 이어 중생교화의 뜻을 펴신 곳이 바로 부산지역이다. 회당 대종사가 직접 교화활동은 했던 곳은 아니지만 부산지역은 회당 대종사의 신임을 받은 스승 중 한 분인 원오제(圓梧濟·윤신진) 스승의 원력으로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부산참회원(현 범석심인당)은 부산지역에 처음 심인진리를 홍포하기 위해 마련된 심인도량이다. 진기 4(1950)년 10월 10일 신창동 백십자 건물 2층을 얻어 포교를 시작한 부산참회원은 진기 6(1952)년 12월 8일 초량동에 주택을 매입해 잠시 교화를 한 후 진기 8(1954)년 8월 10일 수정동으로 이전해 지금까지 불법홍포와 중생교화에 매진하고 있다.

부산참회원 초대 주교인 원오제 스승은 1893년 7월 5일 대구에서 부유한 가정의 맏딸로 태어났다. 원오제 스승은 현교 신자로 능인고등학교 설립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남산동참회원(현 희락심인당) 골목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육자진언 염송소리를 듣고 발길이 끌려 참회원(심인당)에 입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추진력이 대단해 부산지역 교세를 넓혔을 뿐만 아니라 종신(終身)토록 삭발수행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원오제 스승은 진기 4년 7월 남산동참회원에서 전수로 임용된 후 그 해 10월 부산으로 내려가 자력으로 부산지역 교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부산지역 교화 1년 여 만에 부군의 인법이 문제가 되자 스승직을 사퇴하고 잠시 양로원 경영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교역자에 대한 원력을 떨치지 못한 원오제 스승은 부군과의 이혼으로 인법문제를 극복하고 스승으로 재 임용됐다. 그 후 원오제 스승은 더욱 발심해 부산지역 교화에 큰 족적을 남겼다.

종단에서 발간한 자료에는 원오제 스승에 대한 몇 가지 일화가 있다. 원오제 스승이 부산지역에서 처음 참회원을 개설하고 교화를 시작하게 됐을 때 참회원이 알려지지 않아 신교도들이 없자 스승은 대중목욕탕을 찾아갔다. 사람들이 모여 허물없이 대화하는 곳이 바로 공중목욕탕이었기 때문이다.

원오제 스승은 사람들의 등을 밀어 주며 그 사람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을 참회원으로 인도했다. 원오제 스승은 또 5·16 이후 박정희 대통령에게 불법을 전하기 위해 교전을 동봉한 편지를 청와대로 보내는 등 위정자들에게 불법을 알리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원오제 스승은 부산지역 교화뿐만 아니라 심인진리 전파를 위한 원력이 대단한 스승으로 평가되고 있다. 원오제 스승은 진기 36(1982)년 열반할 때까지 초대, 제2대 종의회 의원과 기로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어 교화를 담당하게 된 스승이 바로 자회심 스승의 부군인 혜공(慧空·김철) 스승이다. 혜공 스승은 진기 23(1969)년 1월 1일 종사(宗師)에 품수된 후 그 해 3월 31일 범석심인당으로 취임해 진기 29(1975)년 12월 15일 기로진원 했다.

당시에는 범석심인당에서도 교화스승이 임용되기도 했다. 이때 임용된 스승이 진기 23(1969)년 5월 31일 자심관(慈心觀·삼학심인당 기로진원), 진기 25(1971)년 10월 1일 정광심(淨光心·보불심인당 기로진원) 스승 등이다. 진기 25년 10월부터 탐허(探虛·김진순)·정광심(淨光心·백순현) 스승이 잠시 교화에 임했으며 진기 27(1973)년 2월부터 진기 39(1985)년 6월까지 12여 년 동안 법광(法光·박인철)·심지관(心智觀·엄학렬) 스승이 부산지역 교화를 책임졌다.

이들 스승 가운데 탐허 스승은 초기에 시행됐던 명예정사 제도에 의해 스승으로 임명돼 교화에 임했으나 진기 33(1979)년 11월 명예정사 제도가 폐지가 됨에 따라 교화일선에서 물러났다. 탐허 스승은 교화 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

법광 스승은 제5대∼제9대 종의회 의원을 역임하고 진기 50(1996)년 기로진원 했다. 법광 스승 재임기인 진기 31(1977)년 심인당 개축불사와 함께 부산지역 교화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지금까지 담당하고 있다.

이어 경락(慶樂·손규태)·보명각(普明覺·장귀연) 스승이 진기 39(1985)년 7월부터 진기 52(1998)년 5월까지 13년 간 부산지역 교화의 맥을 이어갔다. 경락 스승은 제6대∼10대 종의회 의원과 교법부장 등을 두루 역임했으며 진기 58(2004)년 11월 기로진원 했다.

경락·보명각 스승 후임으로는 손덕호·최향숙(체탈도첩), 일헌(一憲·허덕)·선각제(善覺提·최돈희), 진광(眞光·김성학)·자심정(滋甚停·황정임) 스승이 차례로 거쳐갔다. 현재 부산교구청으로, 부산지역 교화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범석심인당에는 진기 61(2007)년 10월 영신심인당에서 부임한 효원(曉原·김재성)·불심정(佛心淨·박귀향) 스승이 교화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교구에는 범석심인당을 비롯해 명륜(주교 회정 정사·동래구 시실로), 정제(주교 선정화 전수·서구 구덕로), 정정(주교 원주 정사·부산진구 서전로), 화친(주교 학인 정사·동래구 금강로), 복전(주교 현해 정사·영도구 대교로), 남도(주교 수진 정사·남구 남동천로), 보불(주교 항정 정사·사상구 사상로), 지륜(주교 지명 정사·해운대구 좌동순환로), 영신(주교 의당 정사·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합포서13길), 삼학(주교 법연 정사·경남 김해시 진영읍 진영로), 수계(주교 청효 정사·경남 밀양시 남천강변로), 묘법(주교 정목 정사·경남 통영시 안개2길), 보천(주교 선덕 정사·경남 진주시 강남로), 불일(주교 선본 정사·경남 양산시 옥곡2길), 창원(주교 도원 정사·경남 창원시 의창구 신월로)심인당 등 16개 심인당이 심인진리 홍포에 앞장서고 있다.

제13대 종의회 의원과 부산교구청장으로서의 소임을 맡고 있는 주교 효원 정사는 "범석심인당은 그동안 많은 선배스승님들이 교화를 맡으면서 부산지역 교화의 중심도량이자 초석을 마련하는 등 종단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범석심인당 발전과 교구발전을 위해 신교도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효원 정사는 "교화 초기 불심의 중심지로서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교구청으로서의 위상에 맞는 주차공간 등 다양한 신교도 편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면서 "중앙과의 유기적 소통을 통해 교구청의 현안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교구 활성화를 위해서 효원 정사는 "부산교구는 젊고 의욕적인 스승들이 일선 교화에 많이 배치돼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부산이 불교세가 가장 센 지역이면서도 진각종의 교세는 상대적으로 약한 만큼 외부적으로 종단을 알리고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효원 정사는 이어 "스승은 신교도들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소통하고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스승의 위상은 스승이 살려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승의 외연으로 보이는 모습과 언어, 행동의 장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범석심인당사(史)
 
진기 04(1950)년 10월 10일 신창동 백십자 건물 2층서 원오제(圓梧濟·윤신진) 스승 교화
진기 06(1952)년 12월 08일 초량동 주택 매입
진기 08(1954)년 08월 10일 수정동 이전
진기 18(1964)년 03월 30일 심인당 명칭 범석(梵釋)으로 개칭
진기 19(1965)년 04월      대자행(大慈行·김재영) 스승 임용
진기 19(1965)년 06월      통리원 전출
진기 23(1969)년 03월 31일 원오제 스승 기로진원
진기 23(1969)년 03월 31일 혜공(慧空·김철) 스승 취임
진기 23(1969)년 03월 31일 자비혜(慈悲慧·김영순) 스승 임용
진기 23(1969)년 05년 27일 육대심인당 전출
진기 23(1969)년 05년 31일 자심관(慈心觀·홍동순) 스승 임용
진기 25(1971)년 10월 01일 자심관 스승 보불심인당 전출
진기 25(1971)년 10월 01일 탐허(探虛·김진순)·정광심(淨光心·백순현) 스승 임용
진기 27(1973)년 03월 19일 탐허·정광심 스승 정정심인당 전출
진기 27(1973)년 12월 12일 법광(法光·박인철)·심지관(心智觀·엄학렬) 스승 교화
진기 29(1975)년 12월 15일 혜공 스승 기로진원
진기 31(1977)년 12월 15일 심인당 개축 헌공불사
진기 39(1985)년 06월 24일 법광·심지관 스승 선혜심인당 전출
진기 39(1985)년 07월 23일 경락(慶樂·손규태)·보명각(普明覺·장귀연) 스승 취임
진기 52(1998)년 05월 14일 경락·보명각 스승 보불심인당 전출
진기 52(1998)년 05월 14일 손덕호·최향숙(진기 61(2007)년 12월 체탈도첩) 부임
진기 55(2001)년 12월 20일 일헌(一憲·허덕)·선각제(善覺提·최돈희) 스승 취임
진기 57(2003)년 04월      본존장엄가지불사
진기 60(2006)년 06월 16일 일헌·선각제 스승 행대심인당 전출
진기 60(2006)년 06월 16일 진광(眞光·김성학)·자심정(滋甚停·황정임) 스승 취임
진기 61(2007)년 10월 11일 진광·자심정 스승 영광심인당 전출 
진기 61(2007)년 10월 11일 효원(曉原·김재성)·불심정(佛心淨·박귀향) 스승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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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명성 찾기 위해 정진할 터"
범석심인당 금강회장 지혜신 보살

"스승님을 잘 받들고 심인당 구성원들과 화합해 심인당과 교구발전을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범석심인당 신교도들의 대표인 금강회장 지혜신(조화자·63) 보살은 "부산지역 교화를 책임지는 교구청인 범석심인당 금강회장으로서 어깨가 무겁고 부담감이 크다"면서 "범석심인당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혜신 보살은 "전국적인 추세겠지만 이곳 심인당도 젊은층의 교화가 쉽지 않다"면서 "남은 임기동안 심인당과 교구화합, 신교도 배가운동의 원력을 세우는 한편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심인당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다.

지혜신 보살은 범석심인당에서만 24년 째 신행생활을 하고 있다. 전남 신안출신으로 1981년 남편 직장을 따라 부산생활을 시작했다. 심인당과의 인연은 부산생활 7년 여 만에 이루어졌다. 직장 동료의 권유로 심인당과 첫 인연을 맺었던 것이다.

지혜신 보살은 "당시 딸의 몸이 많이 약해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찾은 곳이 범석심인당이었다"면서 "처음 접한 곳이었지만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했다"고 말했다.

지혜신 보살은 심인당에 다니면서 자신을 위한 불공은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자나깨나 딸의 건강을 위한 불공을 했다고. 지혜신 보살은 불공하면서 자녀의 허물이 곧 내 허물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진리를 아는 순간부터 불공의 강도는 그만큼 강했다.

"불공 공덕 덕분에 감기몸살 한번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아 지금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육자진언 '옴마니반메훔'의 공덕이라고 믿고 있어요."

24년 동안 한곳에서 신행생활을 할 수 있도록 외조를 아끼지 않은 남편 지관(박철운) 각자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는 지혜신 보살은 "각자님의 직업이 선원이어서 심인당에 잘 다니지는 못했는데 3∼4년 전부터 열심히는 아니지만 심인당에 함께 다니게 됐다"면서 "남은 바람은 출가한 딸이 심인진리와 인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석심인당에서 신행생활을 할 수 있게된 인연을 큰복이라고 생각한다는 지혜신 보살은 "범석심인당은 신교도간 화합이 잘되는 도량"이라며 "제가 이곳에서 신행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던 신교도 분들의 마음처럼 저 또한 베푸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신행생활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