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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다스림

편집부   
입력 : 2012-07-17  | 수정 : 201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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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수심(三日修心)은 천재보(千載寶)요, 백년탐물(百年貪物)은 일조진(一朝塵)이라. 삼일 동안 닦은 마음은 천 년의 보배요, 백 년 동안 탐낸 재물은 하루아침에 티끌이 된다'는 뜻이다.

이것은 야운비구가 수행자에게 경책으로 말씀하신 자경문 중 두 번째에 있는 가르침이다. 수행자나 일반 불자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내용이다.

요즘 신문지상이나 매스컴을 통해 들려오는 고위 공직자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대검찰청은 현직 정 모 국회의원과 대통령의 형인 이 모 전 국회의원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한다. 이것은 개인의 권세와 욕심으로 인해 일어난 사회의 한 단면이다.

과욕은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다. 잘못된 행동을 하기 전에 잠시만이라도 마음을 다스렸다면, 자신이 평생 쌓아 놓은 공적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고통은 겪지 않았을 것이다. 공사(公私)의 구분을 분명하게 했다면 국민으로부터 칭송을 받았을 텐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부처님 말씀에 '칼끝의 꿀은 족히 한번 먹을 것도 못되지만 그로 인해 혀를 끊는 큰 우환이 있다'고 했다.

사람들은 잘못된 길인 줄 알면서도 칼끝의 달콤한 꿀에 맛들려 더욱 깊이 빠져드는 것 같다. 그러기에 옛 성현들께서 마음을 닦아라 말씀하신 것이다. 현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물질에 현혹되기 쉬운 이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그런데 이 마음 다스리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자기 마음 잘 다스리는 사람을 현자(賢者)라고 하는 것이다.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께서는 현대인들이 물질에 병들어 가는 마음을 물(物)과 심(心)의 이원(二元)의 원리로 심성(心性)을 개발하라고 설하신다. 실행론에 "물질 일어나는 때는 탐진치도 일어나고 탐진치가 치성(熾盛)하면 성품은 곧 어두워서 일체 병폐(病弊)가 생긴다"(실행론 5-8-4)고 말씀하신다.

그러므로 욕심과 이기심에 물들어 있는 마음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자기반성과 자기비판, 참회로써 마음을 정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또한 종조께서는 "과학밖에 없다 하고 심성진리 무시하면 오욕칠정(五慾七情) 전도(顚倒)되어 정신병이 일어나고 유물사상 일어나서 도의심(道義心)은 없어지고 살도음의 범죄자가 날로 성해지게 되어 가정이나 국가사회 위태하게 되느니라"(실행론 5-8-4)고 설하셨다. 그러므로 물질이 발달하는 만큼 자기의 성품도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일체의 병폐가 일어나고, 평등하게 나아가면 복되게 되는 길이 열리는 법이다.

그래서 "물과 심 가운데 어느 하나가 주장이 되어서 독제와 전제를 하면 다른 하나는 따라서 복종하게 되므로 이것이 일원주의이고, 물과 심이 각각 압제를 받지 않고 각각 자주로 발전하는 것이 이원이 될 것이다. 물심은 함께 필요하다"(실행론 5-8-11)라는 말씀을 종조께서 밝히고 있다.

따라서 물질이라는 것은 가만히 있어도 탐욕심이 끝없이 일어나는 것이므로 마음을 닦아서 밝혀 나가는 데 자비심이 일어나는 것이다. 세상에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오로지 자기만의 행복을 위해 욕심이 넘치면 사람도, 물질도, 명예도 모두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시간을 내어 마음을 닦으면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지혜가 열리지 않겠는가. 행복은 서로 나누고 나누는데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들 말한다. 그때 참았더라면, 그때 잘했더라면, 그때 알았더라면, 그때 조심했더라면 하고 후회한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이 중요하다. 순간순간 중생심에 이끌려 불행의 씨앗을 심지말고, 순간순간 마음을 닦아(心修) 행복의 씨앗을 심어 더불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을 가꾸어야 한다. 지금 바로 실천할 그때이다. 행복 하십시오.

증혜 정사 / 실행론심화연구모임 연구위원·낙산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