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만다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중생이 아프니 내가 아프다

편집부   
입력 : 2012-04-12  | 수정 : 2012-04-12
+ -

최근 들어 신문지상을 뜨겁게 달구었던 ‘탈북자난민 강제북송’ 문제는 방관하거나 외면만 할 수 없는 우리민족의 문제였기에 우리들의 가슴을 더욱 더 아프게 했습니다. 탈북문제는 정치나 이념과 체제를 넘어선 인도적 차원의 인권문제로 받아들여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나라에서만 왜이리 탈북자들에게 냉정하고 무관심한지 알 길이 없습니다. 언제쯤이면 그들의 가슴 저린 고통과 눈물을 함께 나누어 가질 수 있을까요. 최소한 사람의 양심과 예의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은 서로를 격려하고 감동하는 영혼만이 능히 세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7년 작고하신 ‘강아지똥’ ‘몽실언니’의 작품을 쓰신 아동문학자 권정생 선생은 평생 교회종지기로, 홀로 살면서 유족하나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나면서 “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달라. 인세는 북한 아이들과 세상에 굶주리는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에게 나눠 주라”는 유언을 남기고 눈물겨운 마지막 삶을 마감했습니다. ‘유마경’에서 유마거사가 “중생이 아프니 내가 아프다”고 한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상대방의 고통과 아픔을 나의 고통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진정 보살인지도 모릅니다.

어느 날 낮 불사시간에 정사님께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예쁜 꽃이 무슨 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자 어느 보살님께서 “웃음꽃이 제일 이쁩니더”라고 하십니다. 다른 보살님께서 “저는요, 인간꽃(자손꽃)이 제일 예쁘다고 생각합니더”라고 하십니다. 곧 이어서 정사님께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리는 무슨 소리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하자 한 보살님께서 “뒤주 긁으면서 배고파 우는 소리가 제일 슬픕니더”라고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태어나자마자 주류 7보를 걸으시고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라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지금의 이 모습을 보고 계신다면 무슨 생각에 잠겨있었을까요? 어지러운 세상밖에 홀로 나앉아 편히 쉬고만 계셨을까요. 아마 삼계개고 아당안지의 마음으로 간절하고 절박했을테지요. 삼계의 중생들이 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나 참된 자유의 길, 해탈의 길은 과연 무엇인가를 많이 고민했겠지요.

어느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사람(여자)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것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까닭이기 때문입니다. “중생이 아프니 내가 아픈 것”처럼 지구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분단국가, 고단의 역사를 넘어 아, 진정 하나된 마음으로 그들만의 고통과 눈물쯤으로, 그들만의 외로운 싸움쯤으로 가벼이 여겨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정정심인당 수진주 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