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덕대서 사제의 정 더욱 돈독"

편집부   
입력 : 2012-03-13  | 수정 : 201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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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무통 스님·불교학과 수석졸업 원종 법사

올해 2월 위덕대학교 대학원에서 '지장보살신앙연구'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태고종 육화사(경북 영천) 주지 무통 스님과 불교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원종(김두리) 법사는 불가(佛家)에서 인연 맺은 사제지간이다. 이들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무통 스님이 교화하고 있던 사찰의 신도였던 원종 법사는 스님의 법문을 듣고 감동 받아 사제의 연을 맺었다. 무통 스님에게 원종 법사는 애제자 중 하나였다.

무통 스님은 "원종 법사는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대단했다"면서 "2007년 태고종 전법사 수계를 받은 후 내가 위덕대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던 2008년에 원종 법사도 불교학과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원종 법사는 1958년생으로 올해 우리나이로 55세다. 부산에서 경주까지 통학하면서 배움의 끈을 놓지 않은 결과 젊은 학생들을 제치고 수석졸업의 영광을 안았다. 

원종 법사는 "적지 않은 나이에 아들 뻘 되는 학생들과 경쟁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은사인 무통 스님이 가까운 곳에 계시면서 많은 지도를 해줘 4년 동안 무탈하게 다닐 수 있었다"며 "스님의 인연으로 들어온 위덕대가 나의 제2 인생을 펼칠 수 있게 해주었다"고 은사스님에 대한 감사의 뜻을 비췄다.

무통 스님과 위덕대의 인연은 석사과정을 시작하면서다. 중앙승가대학을 나온 스님은 당시만 해도 위덕대를 잘 알지 못했다고 한다.

"진각종에서 설립한 대학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했어요. 당시 승가대와 위덕대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의 추천으로 석사과정을 위덕대에서 하면서부터 위덕대 광팬이 되었지요."

무통 스님은 2005년 석사과정을 시작해 올해 2월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스님으로 출가하면서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무통 스님은 태고종 승려이지만 조계종이 설립한 중앙승가대학에 입학해 학부과정을 마치고 진각종이 설립한 위덕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마치는 이색적인 이력을 갖추게 됐다.

무통 스님은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로 세미나를 꼽았다. 무통 스님은 "위덕대 대학원은 한 학기가 끝나면 의무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는데 이러한 방식이 나를 지금의 박사로 만들어 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며 "학기말 세미나(논문발표)를 충실히 하고 교수님들의 질문 및 논평을 메모해 실천한다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학위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무통 스님은 올해 또 다른 도전을 준비중이다. 그것은 바로 교육학 또는 사회복지학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중국어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위덕대 중국어학과가 폐과되는 바람에 접었다고 한다.

다른 대학에서 도전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무통 스님은 "한번 맺은 인연을 쉽게 저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김포에서 영천까지 온 이유가 뭐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무통 스님은 공부를 위해 위덕대에서 100km 이내인 영천에 자리를 잡았다.

지금껏 배운 학문을 재가불교지도자 배출을 위해 쓰겠다는 무통 스님은 "재가불자들의 질이 좋아야만 한국불교의 미래가 밝다"면서 "원종 법사와 같은 후학양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원종 법사는 "무통 스님은 나의 멘토"라면서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옛 말이 있지만 스승보다 나은 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영천=이재우 기자 sanj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