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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신문 362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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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2-06-17  | 수정 : 200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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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중흥의 창종원력을 되새기자 6월14일은 제55주년을 맞는 진각종단의 입교개종일이다. 혼란스런 해방공간에서 민족의 주체성과 자주정신을 뚜렷이 하고 구국도생과 밀교중흥의 원력을 세워 죽비의 고고성을 울린지 어언 반세기의 성상이 넘어 선 것이다. 창종 당시와 비교해 보면 종단은 모든 면에서 일취월장한 대종단이 되었다. 종단의 교세는 이제 국내를 벗어나 해외포교의 새로운 진각종사(宗史)를 열어가고 있으며 포교·교육·복지·문화·통일에 이르기까지 종조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의 무진서원을 받들어 가고 있다.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께서는 대륙성도 아니고, 해양성도 아닌 비강비약의 중도적인 우리 민족의 성품이 자주성을 함양하지 않으면 외부의 침탈과 분열이 반복됨을 직시하시고 그를 위해서는 정치보다 종교를 통한 근본적 개조가 절실하다는 판단 아래 자주성의 종교인 밀교의 중흥을 위해 진각종단을 개종하게 되었던 것이다. 최근 종단은 중국불교협회와의 교류를 통해 동양 밀교의 전래지인 중국 서안의 법문사 등 밀교 사찰과 친교 및 유대를 나누고 있는데, 이는 종조 탄생 100주년을 맞는 올해의 의미를 더욱 두텁게 하는 것으로 밀교중흥이라는 창종의 이념을 한층 심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아닐 수 없다. 종교는 이념과 신념의 집단으로 모든 활동과 역량은 결국 교화의 근본인 종단의 교상에서 비롯된다. 교상의 확실한 정립과 그에 대한 부단한 중흥 없이는 뿌리 없는 꽃과 같이 외양은 그럴듯하나 그 향기는 멀리가지 못하는 것이다. 밀교중흥은 옛것의 고답적인 모방이 아닌 창조적인 계승으로서 시대와 중생들의 근기에 맞는 새로운 교화방편을 펴고자 하는 종단의 정당성을 획득하기 보다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임할 때 그 성과가 있다. 55주년 창교절을 맞아 4대 입교개종 이념 가운데 하나인 밀교중흥의 원력을 다시 되새기며, 그 가시적인 결과가 한국밀교 본산으로서의 총본산 건립 불사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기를 서원한다. 6·13 지방선거 결과의 의미 한일월드컵의 열기 속에서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제3회 6·13 동시 지방선거가 48%라는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결과는 현정권의 부패와 비리 척결을 주장한 야당의 압승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향후 연말에 있게 될 대선 정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에 있어서 선거는 가장 상징적인 주권 행위로 그 결과는 투표율에 상관없이 민심의 향배를 나타내는 것이며, 그에 따라 정국의 방향 및 주민들의 생활환경도 변화되어 나갈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현 정권의 참패는 권력핵심부의 비리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을 표심으로 드러낸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정착,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성공적인 월드컵 개최, 경제회복 등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비리와 부패만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국민들의 결연한 정서를 나타낸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승리한 정당 또한 자신들의 승리이기보다는 현정권에 대한 실망감에 대한 반사 이익의 결과라는 측면이 있음을 직시하고 더욱 겸허한 자세로 국리민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선거 과정을 통해 드러낸 국민적 갈등을 치유하는데 앞장서 나가야 할 것이다. 선거 결과에 대한 여러 가지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상 최저의 투표율이 말해주듯이 국민 대다수는 정치에 무관심할뿐더러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경우가 절반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향후 4년 동안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끌고 갈 지방자치단체의 일꾼들은 결정되었으며, 정치 냉소주의, 선거과정의 과열경쟁 등으로 인한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 이상의 부패를 싫어하고, 부패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주장조차 외면하고 있는 국민 대다수의 진정한 표심을 헤아려 건강하고 투명한 사회가 조성되기를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