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ㆍ수행ㆍ취미 두루 갖춘 카이스트 박사

편집부   
입력 : 2012-02-15  | 수정 : 201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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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심인당 호원 군

진각종 선정심인당(주교 서원 정사ㆍ대구 서구 내당3동)에서 카이스트 박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호원(이재성) 군. 고등학교를 2년 만에 수료하고 2003년 카이스트에 입학한 호원 군은 곧바로 2007년 대학원 진학 후 6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이러한 좋은 결과 뒤에는 부모의 뒷받침과 스스로의 수행이 있었다.

호원 군의 부모님인 인성(이광희) 각자는 현재 총금강회 대구지부 부지장, 인화정(구경옥) 보살은 대구교구연합 금강합창단 부단장으로 활동 중이다. 선정심인당과의 인연만 30여 년이다. 호원 군은 진각종이 모태신앙이다. 큰아들인 호봉(이재찬) 각자도 얼마 전 결혼 뒤에 며느리까지 진각종과 인연을 맺게 했다.

평소 신행활동에 대해 호원 군은 “짧지만 매일 아침마다 정송을 정해서 지켰고, 새해불공이나 월초불공기간에도 개인적으로 시간을 정해서 염송하려고 했다”며 “기숙사에 룸메이트가 2명 있는데 모두들 밤늦게까지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아서 휴게실에서 따로 염송했다”고 했다.

인화정 보살은 “고등학교 때부터 기숙사생활을 해서 심인당을 꼬박꼬박 찾지는 못하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같이 심인당에 오고, 그간 꼬박꼬박 모아둔 희사금을 전해주기도 한다”며 “부모가 먼저 이야기하기 전에 알아서 스스로 법을 세우고 지켜 가는 모습을 보면 그저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

인성 각자는 “사실 그동안 힘들었던 시기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물론 자식들이 원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학원을 보내주기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며 “부모로서 해줄 수 있었던 것은 종지를 굳게 세울 수 있도록 염송해 주는 일밖에 없었다. 그래도 자기 스스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노력해온 부분들에 대해 감사하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대표로 과학경시대회에 참가하면서 과학의 길을 가게될 인연을 보였던 호원 군은 중학교 때부터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거의 없고, 장학금을 받으면서 다녔다. 카이스트에서도 국비장학생은 물론 과 수석도 지냈다. 카이스트에서 박사 후 연구원 신분인 지금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만 5편이고, 지금 준비중인 논문만 해도 4편이나 된다. 그런가하면 고등학교 때부터 밴드동아리 보컬로 활동했으며, 카이스트에 입학해서도 석사 때까지 동아리 생활을 하면서 발표회도 10회 이상 해온 다방면에서 재능이 뛰어난 수재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호원 군은 “생명과학이라는 분야가 단기간에 결과를 얻는 학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앞으로도 더 공부하고 싶다”면서 “좀 더 넓은 환경에서 보고,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고 영어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미국유학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정심인당 주교 서원 정사는 “처음에는 상을 낸다고 할까봐 이런 자리를 고민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요즘 심인당에는 자성학교 이후로 학생들이 잘 안 보인다. 학업에 바빠서 심인당 올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이 가족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시간을 쪼개 열심히 수행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서원 정사는 이어 “부모님들이 ‘공부해라’ ‘심인당 가라’ 이야기하는 것 보다, 자신들이 먼저 바른 길을 걷고 있으면 자식들은 부모의 뒤를 따라 바른 길로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성 각자, 인화정 보살님도 그런 면에서 모범을 보여주신 분들이고, 그래서 자식들이 이만큼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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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보배 기자 84bebe@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