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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571호)

편집부   
입력 : 2011-12-15  | 수정 : 201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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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형식이 갖추어진 진기 65년을 보내며

또 한해가 저물어 간다. 불가(佛家)에서는 묵은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는다는 ‘송구영신’이라는 말보다는 ‘참회서원(懺悔誓願)’이라는 용어가 더 어울린다. 묵은해에 지은 수원심과 좋지 못한 기억, 그리고 자신이 지은 잘못을 모두 참회로써 지워 버리고, 새해에는 은혜로운 마음만 가슴에 담기를 서원하고 맞이하자는 의미로 말이다. 돌이켜 보면 진기 65년은 국내외적으로 우리 종단에 여러 가지 뜻 깊은 일이 많은 해였다. 국제적으로는 진각종단을 대표하여 혜정 통리원장이 방글라데시 수상으로부터 받은 평화황금대상과 스리랑카 수상으로부터 사사나 마마까(Sasana Mamaka·법주존자) 명예존호를 받은 것, 회당학회 주최 국제학술대회를 성공리에 마친 점 또한 경하할 일이다.

대내적으로는 먼저 우리 종단 새 역사의 기풍을 진작할 진각문화전승원 건립불사가 막바지로 접어듦에 따라 입주원만불사를 거행할 수 있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 도흔 전 총인 예하에 이어 제11대 성초 총인예하께서 추대되어 진각종단의 제11대 총인으로서 법통승수하는 매우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뜻 깊은 일은 종조법어록인 ‘실행론’의 재편찬이다. 진각성존 회당대종사 열반 후 종단의 발전과정에서 발생한 교법에 대한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교법을 확인하고 교법과 관련된 모든 것을 결집하면서 보다 체계화해 종단의 정체성을 확립함은 물론 계승하기 위한 목적’으로 무려 6년 동안 진행되어 오다가 지난 11월에야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실행론’은 종조님 재세시인 진기11년 출판된 ‘법불교’ 및 ‘응화방편문’ 등에 종조님의 말씀들을 ‘실행론’으로 수록한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종조님 열반 이후인 진기 18년부터 ‘종조법어록’을 수집, 정리, 분류하는 오랜 과정을 거쳐 수록한 것이다. 이어 진기 42년 ‘진각교전’을 근거로 하여 따로 ‘실행론’이 편찬되었으나, 이번에 재결집하여 출간한 이 ‘실행론’ 재편찬본은 가히 종조님의 모든 어록을 결집하여 완성된 경전이라 할 수 있다.

‘실행론’ 재편찬본은 총 360여 쪽으로 그리 많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되기까지 종조법어자료연구팀에서 59회, 진각의범연구팀 42회 등 총 98회의 실무회의와 20회의 교법결집회의를 거쳐야만 했다. 이는 ‘실행론’이야말로 순수한 종조법어록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종조님의 친필 메모와 법문, 각종 녹취록, 논설, 부분적으로 ‘진각교전’에 수록되어 있던 종조님 말씀 등을 다루는 매우 성스럽고도 중차대한 일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꼼꼼한 확인 작업과 윤문 및 최종점검에 이르기까지 많은 회의와 시일이 소요되었다.

11월 23일 ‘실행론’ 봉정식이 거행되었다. 그러나 당장 신교도들에게는 배포되지 않을 예정이다. 우선 300부 초쇄본만 스승님들에게 배부하여 재검토를 부탁하였다. 이는 만에 하나라도 오, 탈자가 나오거나 또는 미처 수록되지 못한 종조님 법어가 발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 배포된 ‘실행론’ 재편찬본 초판은 내년(진기 66년) 3월 월초불공까지 모든 스승님들의 의견을 충분하게 수렴하여 수정을 거친 다음 각 심인당에 배부될 예정이다.

진각문화전승원이 형태적 자산이라면 ‘실행론’ 편찬은 우리 종단의 정신적 자산이다. 이 두 가지 막중한 불사가 이루어진 진기 65년 한해는 그래서 참으로 뜻 깊은 해였다. 아울러 이 두 불사가 진실로 완성되는 내년 진기 66년의 종단 모습이 한층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