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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569호)

편집부   
입력 : 2011-11-15  | 수정 : 201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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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모든 중생들이 함께 불도를 이루자


"이제 계를 설해 받았으니 금생으로부터 성불에 이르기까지 견고히 가지고 지키겠나이다."

용맹심으로 가득 찬 목소리가 경내에 울려 퍼졌다. 진기 65년 11월 14일, 16일 신교도 270명이 서울 탑주심인당과 대구 희락심인당 삼매야계단에서 봉행된 수계관정불사에서 보살십선계를 받고 금강처럼 결코 물러서지 않는 견고한 신심을 가질 것을 다짐하였다. 도흔 총인예하를 증명아사리로 모시고 전계아사리, 갈마아사리, 교수아사리를 비롯한 여러 분의 스승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제(계청, 계체이운, 헌화, 설계단문, 청계, 성취계체, 설계상, 관정 및 가지작법, 입지게, 법어, 폐설작법)에 따라 엄숙하게 봉행되었다. 우리 종단에서는 불제자 또는 밀교의 삼밀수행인이 되는 의식(수계)을 수계관정불사라 한다. 관정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수계란 불제자가 되겠다는 맹세이고, 관정은 부처님이 불제자가 되기를 맹세하는 중생들을 불제자로 인정하는 절차이며, 그 맹세와 인정을 함께 행하는 의식이 수계관정불사이다. 삼매야계단은 수계관정불사 봉행을 위해 마련된 계단이요, 보살십선계는 신교도에게 수여하는 열 가지 계율이다. 올해로 28회를 맞아 1만5천여 명을 배출한 수계관정불사는 이제 우리 종단의 수행의례문화로 자리매김하고 포교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음에 이번 불사가 더욱 환희롭고 가슴 벅차다.

이날 수계자들은 금강선(金剛線)과 금강수(金剛水), 그리고 계첩(戒牒)을 수여 받고 자비한 마음으로 살생을 하지 않고, 청정한 마음으로 투도하지 않고, 정결한 마음가짐으로 사음하지 않고, 정직한 마음으로 망어하지 않고, 진실한 마음으로 기어하지 않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악구하지 않고, 화합하는 마음으로 양설하지 않고, 보시하는 마음으로 탐욕하지 않고, 환희하는 마음으로 진에를 내지 않고, 지혜를 밝혀 사견을 내지 않을 것을 맹세하고,  보살의 삶 을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열 가지 계율 중 어느 하나 소홀히 할 것은 없다. 그러나 열 가지 계율을 모두 함의하고 있는 계율이 바로 '보시하는 마음'이다. 보살의 삶은 그 자체가 보시(布施)이기 때문이다. 보살의 진정한 보시는 마음에 사상(四相-我相 人相 衆生相 壽者相)을 없애고 널리 베푸는 자이다. 보(布)는 보(普)이고, 시(施)는 산(散)이다. 너와 나, 주고받는 물건 삼체(三體)가 곧 공(空)이다.

회당대종사께서는 사상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중생에게는 네 가지 상이 있으니, 첫째는 아상으로 유세하는 것이요, 둘째는 인상으로 천대하는 것이요, 셋째는 중생상으로 좋은 것은 내가 하고 나쁜 것은 남에게 미루는 것이요, 넷째는 수자상으로 분별하고 차별하는 것이다."

아상이 있는 사람은 명예와 권세, 재보에 의지하여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만 대접하며 가난한 자와 어리석은 무리를 깔본다. 인상이 있는 사람은, 주와 객을 나누고 스스로 무엇을 안다고 생각하여 얻지 못했음에도 깨달았다고 생각하여 계(戒) 지킴을 드러내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중생상이 있는 사람은 말은 바르게 하나 행동이 그릇되고 입은 착하나 마음은 악하다. 수자상은 오래 살수 있다고 하는 욕심이다. 수자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 세상에 대한 애착이 있다는 것이다.

보살십선계를 받고 보살의 삶을 살기로 맹세한 신교도들의 신심과 용맹심을 치하하며, 모쪼록 이들이 희사(보시)불공과 정진(삼밀)불공, 참회불공을 통하여 맹세를 굳건하게 지켜나가기를 바란다. 아울러 진리의 삶에서 소외되어 있는 주위 사람들을 더 적극적으로 진리의 길에 들게 함으로써 '나와 모든 중생들이 함께 불도를 이루는 삶'을 살아가기를 지심으로 서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