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참당선원장 을광 스님

편집부   
입력 : 2011-11-13  | 수정 : 201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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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법대로 수행하면 성불해"

조계종 동안거 결제법회 하루 전날인 11월 9일 선운사 참당암에서 만난 참당선원장 을광 스님은 "번뇌·망상으로 올바른 길로 가지 못하고 삿된 길로 가게 됨에 따라 그것을 바로 잡기 위해 부처님 가르침대로 수행을 해야된다"며 "깨달음은 번뇌·망상을 끊어내는 것이다. 금생에 성불하지 못하더라도 내생을 아름답게 할 수 있다"고 수행을 강조했다.

30년 넘게 오직 선방에서 화두만을 참구해온 을광 스님은 "생로병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실천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선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당암은 선운사 산내 암자 중 가장 오래된 곳으로 참당사 또는 대참사(大懺寺)로 불리던 대찰있다. 15세기부터 선운사가 산중의 중심도량이 되면서 사세가 기울어졌으나 현 선운사 주지스님의 원력으로 현재는 대웅전, 약사전, 응진전, 명부전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참당선원은 1995년 현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이 복원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참당선원의 가풍을 묻는 질문에 을광 스님은 한마디로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스런 정진"이라고 말했다. 을광 스님은 "정진 외의 규칙에 얽매이다 보면 오히려 수행에 방해가 된다"며 "그렇다고 부처님의 계율을 파하면서 수행하라는 것이 아니라 역대 청규는 지키면서 화두참구에 방해가 되도록 규칙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운사 참당암에 대해서는 "선운사는 등산객, 참배객이 많이 찾아오지만 이곳은 조용한 곳"이라며 "스님 외에는 출입이 거의 없어 산중에 들어와 숨어 수행생활 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라고 했다.

11명의 수행납자들과 동안거 결제에 들어가는 참당선원은 매일 오전 3시에 기상해 10시간 이상씩 수행정진을 한다. 선덕 대원 스님과 주지 법만 스님 등도 수좌들과 함께 안거에 참여한다.

한국불교의 수행풍토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을광 스님은 "가장 많은 수행승들이 나왔고 가장 많은 정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탁발하던 시대에 비하면 의식주 등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좌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지금이 더 없이 수행하기 좋은 환경이며 시대"라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선지식(깨달음)을 얻은 선승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지식 기준이 어디 있느냐? 세속에 이름난 사람이 선지식이고 큰스님이냐"고 반문하면서 "산 속에서 평생 수행하고 있는 스님들도 선지식이 될 수 있다. 선지식의 기준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방 스님들의 수행에 대해 을광 스님은 "결제라고 정진하고, 해제라고 쉬는 것이 아니라 행주좌와 어묵동정 화두를 놓지 않고 정진하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서로 배려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가자들의 공부에 대해서는 "화두와 좌선을 위주로 한 간화선수행은 깨달음에 이르는 가장 빠른 길이며 전통적인 수행법"이라며 "훌륭한 선지식을 만나 지도와 점검을 받으며 올바른 수행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고창=이재우 기자 sanj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