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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566호-1)

편집부   
입력 : 2011-09-30  | 수정 : 201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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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총인 선출에 거는 기대

제374회 정기종의회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 종의회는 산적한 여러 현안과 함께 제11대 총인(總印) 선출의 건이 포함되어 있어 각별한 관심과 원력이 모아지고 있다. 총인은 교법의 신성(神聖)을 상징하는 절대 권위의 상징이다. 진각종 총인은 심인(心印)으로 밀교의 법맥을 이은 종조 회당 대종사의 자증교설(自證敎說)을 승수(承受)한 종단 최고의 법통(法統)이다.

둘러보면 나라 간, 이념 간, 인종 간, 문명 간, 종교 간, 계층 간, 개인 간의 불화고가 우심하다. 모두 평상심을 잃고 무명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불교의 역할은 크고도 무겁다. 특히 진각종은 “불법은 체요, 세간법은 그림자라”하신 종조 회당 대종사의 교설을 실천하는 종단으로서 사회적 소명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할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 보건대 현세정화의 종지를 실천함에 허물이 적지 않았다. 체를 바로잡지 않고 그림자만 바로 세우려 하는 본말전도의 우를 범했던 탓이다. 특히 근자에 들어 종단에도 세간의 논리가 틈입하면서 체의 역할에 상당한 흠결이 발생하였음을 부정할 수 없다.

갈등과 분열에 종지부를 찍고 균형과 조화의 아름다운 만다라사회 구현에 앞장서야 할 우리가 먼저 체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세상은 결코 나아지지 않는다. 제11대 진각종 총인은 이 질기디 질긴 불화의 장막을 걷고 조화와 통합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는 불편부당한 분이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개인사적(個人史的) 인연도 두루 좋은 분이기를, 종단과 종도들을 위해서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내어놓을 수 있는 분이기를, 억조창생의 고통을 대신 짊어질 자비와 희생심을 갖춘 분이기를, 무엇보다 흔들리는 체를 다시 굳게 세워 스승의 본분사에 천착하게 하고, 세간과 공명(共鳴)하면서 마침내 세간을 바로 세울 법력과 지혜가 수승한 분이기를 서원한다.

차제에 만장일치로 추대하여 모시는 것도 조화와 통합에 대한 우리의 뜻과 의지를 표현하는 좋은 방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고의 지성과 수행력을 겸비한 종의회 의원들에 거는 기대가 그래서 더욱 크고 곡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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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자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적어도 최근까지 자본주의란 돈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사회구조적 메커니즘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돈 대신에 문화가 그 자리를 대신할 조짐이다. 경제자본에서 문화자본으로 급격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부국강병이 국가적 로망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문화강국이 최고의 미덕이다. 부박하게도 문화침략이나 문화제국주의라는 말이 횡행한지 이미 오래되었다. 마침내 문화가 힘이 되고 권력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21세기는 문화가 집단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노래 한 곡, 영화 한 편이 가지는 영향력은 수백만 대의 자동차 수출과 맞먹는다. 산업화에 뒤졌던 우리가 이 시대적 요구에 빠르게 반응하지 못하면 또 다시 남의 뒤꽁무니만 따라가는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우리의 부는 우리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하였다. 놀라운 혜안이다. 인간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은 문화다. 기실 종교도 문화의 부분집합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종단이 가칭 회당문화재단 설립을 추진하려 한다. 종단을 떠받치고 있는 교육, 복지, 문화 세 개의 축 중 유일하게 문화만 법인설립이 되지 않은 상태다. 따지고 보면 교육과 복지도 중요하지만 우리 고유의 문화를 발굴, 전승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일이 더 우선되어야 할 덕목인지도 모른다. 문화는 그 집단의 영혼과 같다. 우리의 영혼을 더욱 웅숭깊게 하고 진각천년의 미래를 보다 기름지게 하기 위해 교육, 복지에 이어 문화재단도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 그리하여 그 셋이 종단을 위해 복무하고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

별도 재단을 설립하게 되면 우선 예산확보가 용이해 지고, 진각종의 고유문화를 체계적으로 발굴, 계승할 수 있으며, 나아가 종단의 브랜드파워 상승으로 이어져 포교와 교화에도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맞춰 전 집행부에서 의욕적으로 시작한 문화전승원 건립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만큼 문화재단 설립도 함께 이루어져 진각천년의 기틀을 옹골지게 다져나갈 수 있기를 서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