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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혜는 우리의 생명체다

편집부   
입력 : 2011-06-20  | 수정 : 201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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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5월이면 가정의 달이라 누구나 보은(報恩)을 생각하게 한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처님오신날 등 이 모든 은혜에 두 손 모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진각성존 회당종조께서는 보은의 뜻으로 근본 된 네 가지 큰 은혜를 말씀하고 계신다. "네 가지 큰 은혜는 우리의 생명체이다. 그 은혜를 배반하면 과보가 크다. 우리는 부모, 중생, 국가, 3보의 4대 은혜 중에 살고 있다. 무인고도(無人孤島)에서 못 살고 심심산중(甚深山中)에서도 못 산다. 부모의 은혜는 크다. 부모의 잘못은 작고 나를 생육해준 은혜는 크다. 중생의 은혜가 크다. 자기는 칭찬 받기를 좋아하면서 남의 허물은 잘한다. 이것은 자기가 자기를 해하는 것이다. 국가의 은혜도 크다. 정부의 잘못은 작고 나라의 은혜는 크다"(종조법어록 414)라고 하셨다.

첫째 부모님의 은혜이다. "어버이에 효순하면 자식 또한 효순한다." 자식에 대한 사랑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요즘 사람들은 저출산으로 인해 애착과 사랑이 유별나다. 이런 애착과 인정(人情)은 올바른 교육이 되지 못하고 결국 부모의 생각과는 달리 점점 어긋나게 되어 가정의 불화로 이어지기가 쉽다.

어떤 사람이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원망하고 원수처럼 생각하며 마음에 항상 깊은 응어리가 있었다 한다. 결혼을 하고 자녀가 중학생이 되었는데 자녀의 태도는 불량하고 학교생활도 엉망이었다. 그는 과거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자신의 자녀에게는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습은 다르지만 옛날 자신이 부모님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것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깜짝 놀라 많은 생각을 했고, 자기의 부모님이 그 당시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 후 부모님을 찾아가 가슴속에 담고 있는 응어리를 모두 참회하여 풀고 나니 자녀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불량기가 없어지고 학교에서는 늘 산만해서 창 밖만 바라보던 아이가 선생님 쪽으로 집중을 하고 성적이 상위그룹으로 올랐다. 이처럼 원망은 원망으로 돌아오고 효순은 효순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조께서는 "자녀들을 기를 때 인정으로 양육말고 지성(智性)으로 길러야 한다"고 하시고, "자녀를 기를 때는 부모에게 책임이 있다"고 설하셨다.

둘째는 중생의 은혜이다. "은애중생(恩愛衆生) 내가 먼저 요익하게 할 것이라." 종조의 말씀은 명확하다.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고 인정받으려면 남의 잘못을 꼬집어내기보다 장점을 찾아 서로 윈윈하라는 것이다. 자신만의 영달을 위해 편안하고 즐거움을 찾는다면 소인일 것이며, 사회에 봉사하고 더불어 잘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지자(智者)일 것이다.

셋째는 국가의 은혜이다. "국민이 된 의무로서 나라 일을 도울지라." 국민의 의무는 헌법상 국방, 납세, 교육, 근로, 재산권행사, 환경보전의 6대 의무가 있다. 이와 더불어 자기의 중심을 바로 세운다는 의미가 있다. 부모는 부모로서, 부부는 부부로서, 자녀는 자녀로서 각각 자신의 본분과 그 의무를 충실히 실행할 때 가정과 사회가 안정되고, 나아가 이것은 결국 나라를 위하는 길이 될 것이다.

넷째는 삼보의 은혜이다. 지혜를 밝혀 육행을 실천하는 것이 삼보의 은혜를 아는 길이다. 즉 일상생활 속에서 늘 지혜롭게 살아가라는 뜻이다.

이와 같이 네 가지 큰 은혜를 생명과 같이 실천할 때 윤원구족한 삶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 4대 은혜의 깊은 뜻을 담아 부처님과 진각성존에게 연등의 불을 밝히고 내 마음에도 심인이 밝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올해는 특히 부처님오신날과 진각성존 회당종조의 탄신일이 겹쳐 봉축의 의미가 더욱 새롭게 느껴진다. 심인당과 사찰, 그리고 길거리는 오색연등에 형형색색의 불을 밝혔다. 이 등불은 삼독에 물들어 있는 우리들의 마음을 지혜와 자비의 광명으로 밝히려는 것이다. 빈녀 난타가 올린 빈자일등(貧者一燈)으로 어리석음과 무명에서 벗어나 부처가 된다는 말씀처럼, 우리도 심인의 등을 밝혀 만년의 어둠이 사라지고 만다라의 장엄세계가 이루어지도록 서원해야 할 것이다.     

증혜 정사 / 종조법어연구모임 연구위원·낙산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