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불교음악 만들어야"

손범숙 기자   
입력 : 2001-05-04  | 수정 : 200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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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음악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봄으로써 불교음악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조망하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끌었다. '한국 불교음악의 역사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4월 26일 조계사 문화교육관에서 개최된 불교음악 학술 강연회는 '불교음악의 현재와 미래(박범훈·중앙대 부총장)' '한국 찬불가의 회고와 전망(노동은·중앙대 한국음악과 교수)'이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승려들의 찬불가 운동을 중심으로 발달된 우리 나라의 불교음악사를 되돌아보고, 미국과 일본 가락의 형식을 좇는 한국의 불교음악을 반성하면서 정체성을 밝혀 재정립 해야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박범훈 교수는 "1920년대 초 백용성 스님이 대각교를 설립하면서 불자들의 참여를 유발하기 위해 직접 찬불가를 만들어 보급한 것이 최초로 찬불가가 탄생된 동기였고, 조학유가 일본의 가요와 타종교의 가락(律)에 찬불가 가사를 붙여 부르게 함으로써 음악적 측면에서 율(가락)적인 문제를 불러오긴 했지만 포교운동을 목적으로 한 승려들의 찬불가운동 정신은 계승돼야 한다"며 "그들의 정신과 불교음악다운 선율이 만났을 때 바람직한 찬불음악이 창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찬불가 음악에 내재돼 있는 서양풍, 일본풍의 가락을 예를 들어 설명한 노동은 교수는 "1988년 관음출판사에서 발간된 '불교성가집'의 경우 전체 282곡 중 51.42%인 145곡이 서양풍의 성가이며, 26.24%가 일본풍에 해당한다"며 "한국적인 가락에 맞는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진정한 불교음악이 창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 조계사가 마련한 이번 불교음악 학술 강연회는 기존의 동국대 및 일부 불교음악가들을 통해 이뤄진 강연회에 비해 대중적 시각으로 함께 바라본 열린 강연회였다는 평이다. 손범숙 기자 ogong@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