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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559호)

편집부   
입력 : 2011-06-03  | 수정 : 20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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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창종 정신을 생각한다 -참회의 유전자를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오는 14일은 종조께서 이 땅에 진각종문을 여신지 64주년 되는 창교절이다.
창교절은 종조탄생절, 종조대각절 등과 함께 손꼽히는 종단적 기념일이다. 그러나 이 뜻 깊은 기념일에 대한 진각종도들의 관심이 저조하다는 점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국가적으로도 국경일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관심도가 문제가 되고 있으니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 할 것이나, 애종심 강하기로 으뜸가는 진각종도들임을 감안한다면 역시 아쉬운 현상임이 분명하다.

우리가 종단 기념일에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불사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날들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창교절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께서 우리 종단을 개창하신 뜻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더욱 다대한 의미를 가진다 하겠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종조께서는 참회와 심인, 진각의 세 가지 큰 기저 위에서 교설을 펴셨다. 그 중 참회사상은 종조의 어떤 교설보다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르침이자 우리의 정체성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정신이다. 하여 전국의 모든 심인당에서 빠짐없이 종조의 참회정신을 강조하고 있으나, 과연 우리가 참회를 실천적으로 생활화하고 있는지는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애국가를 아무리 많이 부른다 해도 애국적 행위가 따르지 않으면 애국자가 될 수 없듯이 아무리 참회를 자주 말한다 해도 실천적으로 참회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공염불, 구두선에 그치고 만다. "상대자의 저 허물은 내 허물의 그림자로 알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허물보다 작은 상대의 허물도 용서하지 못한다면 이는 참회가 아니라 공허한 애국가 부르기에 불과하다.

우리 종단은 이미 64년 전에 등상불 없는 불교를 세상에 선보였고, 이 혁명적인 종단은 대한민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튼실한 종단으로 성장하였다. 등상불 없는 불교의 존재성을 보기 좋게 입증한 셈이다. 그러나 참회 없는 진각종은 존립 자체가 불가하다. 진각종도들은 모두 종조께서 물려주신 참회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유전자는 천하의 어떤 유전자보다 우월한 유전자이며 금강처럼 강한 유전자이다. 이런 선택받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우리는 당연히 자부심을 가지되 이 유전자가 잠들어 버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비로소 진각종이 진각종다워 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년 전 제28대 통리원장에 취임한 혜정 통리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종조의 참회정신을 우리시대의 정신문화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시대의 흐름을 잘 짚은 시의적절한 발상에 많은 종도들이 그 뜻을 함께 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러나 이러한 포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먼저 진각종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허물을 낱낱이 돌이켜 보고 '마음의 무장해제'를 할 때라야 비로소 가능할 터이다.

창교절은 종조께서 세상에 참회의 DNA를 심어주신 날이다. 화우(花雨)가 흩날리고 범천이 춤을 추는 환희로운 날이다.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진각종도들이 함께 기뻐하고 찬탄하기 위해 오는 14일 전국의 심인당에서 일제히 창교절불사를 봉행한다. 뜻 깊은 회상(會上)에 많은 진각종도들이 동참하여 종조의 참회정신을 되새기고 큰 복전을 함께 일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