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수행으로 인격완성 하는 것”

편집부   
입력 : 2011-05-18  | 수정 : 201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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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상원사 용문선원장 의정 스님

5월 17일 전국 100여 개 선원에서 2천200여 명의 납자들이 불기 2555년 하안거에 들어갔다. 하안거 결제를 하루 앞둔 5월 16일 조계종 상원사(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연수리) 용문선원을 찾아 선원장 의정 스님으로부터 결제의 의미와 수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결제와 안거수행에 대해 의정 스님은 “안거의 의미는 생사의 미망에서 벗어나 대각을 이루고자 정진하는 것”이라며 “안거 3개월 동안 수행자는 산문출입을 금하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철저하게 수행을 이어간다”고 했다. 의정 스님은 또 “해제 때에는 자신이 공부한 것을 시험하는 기간”이라며 “해제 후 만행을 떠난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만가지 경계를 시험하기 때문이다. 수행을 바르게 하지 못했다면 경계를 만났을 때 100%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의정 스님은 이어 “만행을 다니면서 희로애락과 같은 경계를 만났을 때 동요하지 않고 여여한지, 분명한지, 자기 스스로 점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수행의 의미를 묻자 의정 스님은 “인간은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다. 누구든지 행복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외적으로 추구하는 행복은 잠깐의 행복일 뿐, 불교에서는 영원한 행복을 위해서 수행한다”면서 “많은 성인들이 행복은 마음에 있다고 했다. 마음에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인격을 얻었을 때 비로소 행복해진다”고 했다. 의정 스님은 “인격완성을 위해서는 수행이 필요하다. 자아의 완성, 인격의 완성을 위해 가장 빠른 길이 수행”이라며 “수행은 내면의 완성이다. 수행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더 큰 행복, 더 많은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며 수행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어떻게 수행을 해야하겠느냐는 질문에 의정 스님 “수행은 독학이 아니다. 책보고 하는 수행은 열이 하면 열둘이 망가진다고들 한다”며 “반드시 제대로 된 선지식과 도반, 수행환경을 만나야한다”고 덧붙였다. 의정 스님은 아울러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좋은 선지식을 만난다는 것은 완성 그 자체라고 하셨다. 좋은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선에서 제일 우선 순위”라며 “반드시 수행한 분, 안목 있는 분들의 안목을 빌려서 좋은 스승을 만나길 바란다”고 했다.

의정 스님은 더불어 “선수행이 어렵다고 겁부터 먹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뭣고 하고 간절하게 의심을 내는 것이 간화선이다. 밥을 먹을 때도, 운전할 때도, 화장실에서도 이뭣고 하면 그것이 수행이다. 간화선은 수행하겠다는 생각만 있다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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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사 용문선원장 의정 스님이 하안거 결제를 위해 선원을 찾은 수좌를 맞이하고 있다.

의정 스님은 지난해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 ‘선원청규’ 편찬위원장을 지내며 한국 선에 맞는 ‘선원청규’를 한국불교 역사상 최초로 발간했다. 의정 스님이 선원장으로 있는 용문선원에서는 선원청규가 발간되기 이전부터 청규를 철저히 지키는 도량으로 가풍을 삼고 있다.

선원청규에 대해 의정 스님은 “선이 21세기 대안사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 선종이 새롭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국불교의 풍토와 정서에 맞는 청규가 있어야 한다”면서 “선원청규 발간은 1700년 한국불교사에서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정 스님은 이어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청규를 만들었다. 수행뿐만 아니라 수계, 교육, 의식, 생활, 복지, 울력 등 모두 현대에 맞게 규범화함은 물론 환경, 생명나눔 등 새로운 분야도 포함됐다”며 “그 예로 생명나눔에는 ‘수행자는 동체대비의 정신으로 장기기증과 시신기증에 앞장서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선원청규를 만든 스님들은 먼저 장기기증서약에도 나섰다”고 밝혔다.

양평=김보배 기자 84bebe@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