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와 불교 세미나 요지

노치윤 기자   
입력 : 2002-05-06  | 수정 : 200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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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있는 휴식문화 창출해야 '주5일 근무제가 불교계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5월 1일 조계사 문화교육관에서 개최됐다. 이 세미나는 주5일 근무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불교계의 대책을 마련하고 사회·경제적인 영향과 불교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자리가 됐다. 발표 요지는 다음과 같다. 소비패턴 변화 능동대처 △ '주5일 근무제가 불교계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노부호 서강대 교수) 주 5일 근무제의 배경과 의미, 환경변화에 따른 불교계의 대응방안을 모색해보자. 우리가 OECD 회원국으로서 국민소득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일만 하면서 몸으로 때우는 생활방식에서 여가를 즐기며 보다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균형 잡힌 삶을 가꿔 나가야 하는 명제가 있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의 경우 교회의 주일 미사 참례자의 감소, 본당 소속 약화 등을 경험하고 있지만 불교계는 오히려 많은 사찰들이 산과 바다를 접한 전원 속에 있는 장점을 살려 주말 여가를 보내는 국민들의 여가 욕구를 충족시켜 줌으로써 불교를 전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불교계는 △인터넷을 통한 접점관리 강화와 신도들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한 맞춤 프로그램 개발 △템플스테이를 계기로 더욱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 개발 △수준에 맞는 수행프로그램 개발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 여가 시간의 확대로 삶의 질이 향상되지만 한편으로 향락적 소비문화가 발달될 가능성이 있어 불교계가 국민 의식의 계몽에도 앞장서야 한다. 주5일 근무제로 변화되면 그동안 여가가 피로 회복이나 스트레스 해소로 편향돼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여가 의식에서 자기 성찰과 자아 개발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것으로 바뀔 것이다. 특히 스님들의 의식변화가 가장 필요하다. 참선에 치중하고 있거나 일부 스님들이 환경, 통일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나 신도들의 자기 성찰과 내면 성장을 위한 효과적인 프로그램 개발에는 소홀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를 계기로 신도들 혹은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 또 직장 불교회의 창립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마음 다스리는 법 지도 △전통 사찰의 포교전략 방안(법인스님·대흥사 상설수련원장) 이제 산사가 현대인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해 보자. 나는 산사를 개방해 심신이 지친 현대인에게 안식처를 제공해 주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법의 정신의 구현'이라는 틀과 방향을 벗어나서는 안된다고 본다. 자칫 잘못하면 신경안정제와 이색 체험의 숙박시설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사는 연기론적 세계관을 확립하는 길과 다양한 중도적 삶의 유형을 제시해야 한다. 산상서 수련하는 주제는 진지하되, 일과와 내용은 여유 있고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인들에게는 '마음을 깨닫는'것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을 잘 쓰는'데에 눈높이를 맞추어야 할 것이다. 사회인은 출가대중과 달리 생활의 주기와 생활의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에 지나치게 생소하고 전문적이며 힘든 일과는 부담을 주기 쉽다. 문화의 변화에 따라 포교 방법에도 이에 맞는 형태로 변화되어야 한다. 과거에 비해 교통의 발달과 일반인들의 문화수준의 향상과 다양화,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공개화 등은 포교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산사가 사회인을 위해 문을 열 때 우리 한국사회의 새로운 대안 문화가 됨과 동시에 산사의 기능과 역할에도 근본적인 대안을 줄 것이다. 자원봉사·여가선용 병행 △도심사찰의 포교전략 방안(심산스님·부산포교원 주지) 도심사찰에서 할 수 있는 몇 가지 기본 포교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껏 해오던 본분으로서의 사찰 고유의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정성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프로그램 개발은 도심사찰에서, 실행 장소는 전통사찰에서 하는 것도 괜찮다. 도심사찰의 메마른 환경을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진행되는 같은 절식구들의 기도와 수련은 또 다른 멋과 신심을 내기에 충분하다. 또 도심에서만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도 중요하다. 도시는 인간관계나 그 숫자가 많은 장점이 있고 넘치는 정보, 경제력이 수반되는 여유가 있다. 주5일 근무제로 시간이 여유가 생겼다고 해서 휴식이나 기도의 개념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인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틀의 휴식이 주어진다고 해서 모두 도시를 떠난다는 것은 초기의 일시적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없는 범위 내에서 오히려 도심에서의 여가선용을 생각해야 한다. 도심에서는 전문 강사를 모시기 쉽고 여건이 좋아 실습이나 활용을 할 수 있다. 주말농장, 병원 환자 돌보기 봉사활동, 시민운동, 농촌 자원봉사 등 대사회적인 자원봉사활동과 여가선용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출가 수행자의 자존심을 가지면서도 부처님의 가르침과 역행하지 않는 한 그들과 함께 동사섭을 해주어야 하는 하드웨어와 시대와 여건과 지역에 따른 소프트웨어적인 포교방식도 다양하게 갖추어야 한다. 노치윤 기자 nochi99@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