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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신문 359호 사설

지현 주필   
입력 : 2002-05-06  | 수정 : 200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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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협 위상, 재정비 필요하다 한국불교의 단일 협의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변에 불안한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4월 15일 종단협의회 정기총회에서 회장 종단의 상임이사가 사무국 운영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전원 사퇴'할 것을 정식 안건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긴급 안건상정을 제의하면서 당해 상임이사는 이 요구가 회장 종단의 '종단 차원의 주장'임을 강조했다. 이 안건은 결국 다른 회원 종단으로부터 봉축행사 등 최대 연례행사를 앞에 두고, 구심체 역할을 해야할 사무국 직원을 전원 사퇴하라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행사 이후로 결론이 미뤄졌지만 회장 종단의 '종단 차원의 뜻'이라는 데 대해 그 진의와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이 날 이러한 주장이 제기된 배경으로 교계에서는 최근 템플스테이, 대북지원사업, 불교정보화실태조사 등 범불교적인 프로젝트들이 종단협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표 종단인 조계종과 충분한 상의를 거치지 않고 진행된데 대해 '종단협 길들이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제가 있으면 바루어야 한다. 특히 불교는 그동안 종단협을 중심으로 종단간의 화합과 협력이 타종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었기에 종단협의 위상 이전에 한국불교의 전통을 위해서도 문제가 있으면 지적하고, 정비할 것은 정비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발단을 '일과성 해프닝'이나 '길들이기' 차원으로 보지 않고, 종단협이 이러한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저간의 사정과 배경이 있다면 그 점을 이해하고 주목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데 단초가 된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대북지원에 있어서도 물론 그동안 큰 몫을 회장 종단이 담당해 왔지만 금년 단일화 창구에서는 한발 물러서고, 오히려 단일화 창구를 무산시킬 위기에 처해 있기에 일부 회원 종단들이 불안감을 토로하며 그 의사를 종단협 사무국이 반영하는 가운데 오해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종단협은 법적으로 사단법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설립 목적 그 자체는 종단 간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협의체인 것이다. 종단간의 교세나 현실은 당연히 반영을 해야하지만 그것이 일방적인 통과의례이고, 그 자체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면 기타 회원 종단들은 소외감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종단협은 바로 이러한 출발적 한계 때문에 안팎으로부터 그 운신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 점을 상호 이해하고 종단협 길들이기가 아니라 종단협 살리기로 문제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 한국불교의 체면과 위상을 세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회당탄생 100주년 선포식에 부쳐 오는 5월10일은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 탄생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진각종 기념사업회는 이날 선포식을 총인원에서 갖기로 하고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당초 회당 대종사께서 재세시 심혈을 기울였던 종립학교에서 선포식을 갖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총본산의 상징성을 감안 성북원두의 총인원에서 봉행하기로 했다. 이날 선포식은 그동안 각 심인당별로 봉행돼온 종조탄생절 불사 대신 전국 일선 심인당의 전 진언행자들이 총 동참하여 거 종단적으로 성대하게 봉행될 전망이다. 이번 선포식은 행사의 내용도 물론 중요하거니와 회당 대종사의 탄생 100주년과 그 재탄생을 기린다는 점에서 전국의 많은 진언행자와 다수의 불자들이 참여하는데 행사의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회당 대종사가 누구인가. 근세 한국불교사에 수많은 불교 지도자들이 명멸하였지만 생활불교, 실천불교인 진각종단을 개종, 한국불교의 실질적인 개혁과 새로운 지평을 열어 민중에게 희망을 제시한 분인 것이다. 회당 대종사께서 평생토록 중생제도를 위해 일깨우신 가르침 가운데 하나는 '참회와 보은'의 사상이었다. 참회는 이 세상 모든 인연 있는 자리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감사 또한 단순한 느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현실 행동으로 나타내는 구체적인 실천행이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가르침에 의해 종단은 흥왕하였고, 진언행자들은 해탈하여 가정과 국가 사회를 부락 안온하게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종조의 은혜에 대해 보은하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으나, 이번 선포식에 기꺼운 마음으로 동참과 성원을 보내는 것도 직접적인 보은행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종단은 이번 행사가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를 종단의 종조로서 뿐만 아니라 한국불교의 위대한 스승으로서 다시 한번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계기인 점을 감안,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해주길 다시 한번 부탁해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