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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따뜻한 인사

편집부   
입력 : 2011-03-16  | 수정 : 201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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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교화발령을 받은 것만큼이나 첫 인사이동은 떨렸다. 그것도 지방도시에 있다가 대구시내로 발령을 받아 오니 더 긴장되었던 것 같다.

불사를 보기 전에 염송을 하고 있는데 맨 앞줄 구석에서 잔잔한 목소리로 인사를 나누는 소리가 들리 듯 말듯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고 싶었지만 처음 온 심인당에서의 첫 불사라 쑥스러운 마음에 누구실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앞만 보고 염송만 열심히 했다.

그때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계절은 여름의 절정에 와 있는 7월 중순이었지만 느껴지는 심인당 체감온도는 초봄날씨처럼 쌀쌀하고, 어색하고, 약간 춥기까지 하였다. 제가 유난히도 긴장한 이유는 약간 덜렁대는 성격이라 보수적인 도시, 대구에서는 얌전한 전수로 보이기 위해서 말도 아끼고 걸음걸이도 더 조심스럽게 걸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다음날 불사시간에 또 바짝 얼어있는 저에게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보살님쪽을 돌아보기가 좀 어색했지만 호기심을 못 참고 살짝 돌아보니 두 노보살님이 먼저 합장을 하고 두 손을 엇갈려 잡고서 약간 흔들다가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는 소리였다. 그때는 보살님들의 불명도 모르는 상태여서 속짐작으로만 '참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와 저렇게 다정히 인사를 나누시는 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자성일 불사 때도 또 그렇게 인사를 정성스럽게 하는 모습을 뵈니 매주, 또는 매일 만나도 저렇게 인사를 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긴장해서 얼어있던 저의 마음도 녹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인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처음 만나서 상대방에게 자신을 알리고 예의를 표하는 방법이 인사가 아닌가 싶다. 두 보살님의 인사와 매일 정송하려고 심인당에 올라가서 본존을 향하여 인사하는 내 모습이 비교되었다. 매일 하는 합장이라고 그냥 보통으로 하던 인사가 참 부끄러웠다. 사람도 아니고 매일 제일 처음 만나는 부처님인데 너무 반가운 마음도 부족하고 정성스런 마음도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사는 마음의 표현인데 매일 만나는 보살님들이지만 더 정성껏 인사하고 낯선 사람을 만나도 더 다정하고 따듯하게 마음을 풀어주는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각종 수행이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생활불교요, 실천불교이기도 하지만 인사하는 것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깨달음은 결코 멀리 있지 않구나 하고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승수지 전수·시복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