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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신문 357호 사설

지현 주필   
입력 : 2002-04-01  | 수정 : 200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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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전담직 제도 안정돼야 종단이 포교·교육·복지를 3대 종책으로 삼지만 종단의 기본 조직개념은 행정과 교화의 이원 조직이다. 단순한 논리로 교화의 연합체가 종단인 셈이지만 그 연합을 형성하고 이끌어 가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또한 행정인 것이다. 진각종단이 승속동행의 종풍으로 중앙집권적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교화와 행정의 일체감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며, 어느 한쪽의 비교 우위보다는 교화와 행정 모든 것의 중요성을 인식한 선지자적 발상에 있었다. 종교가 발전의 탄력성을 얻으려면 교화와 행정, 두 이원조직이 상호 역할분담을 하며 상승 작용을 일으켜야 한다. 교화만이 살아있고, 행정이 뒤쳐진다면 그것은 원시적 종교 형태를 면치 못하는 것이며, 또 행정만 있고 교화는 부실하다면 그것은 현실의 이익집단이지 중생구제를 존립 당위성으로 삼는 올바른 종단 형태는 아닌 것이다. 진각종단이 비록 일천한 종사를 가지고도 한국불교의 대표 종단 반열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교화의 진지함과 더불어 제도적이고 체계적인 종행정의 방편이 역동적인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시대가 다변화되고, 급속도로 포교환경이 변화되면서 교화와 행정도 부단한 자기 계발과 상호 동기부여를 하지 못하면 정체 현상을 면치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진각종단이 오늘에 이르러 내실에 종력의 초점을 맞추고, 관행적으로 굳어진 여러 제도와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은 종단뿐 아니라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사무 전담직 종무원 제도는 교화 환경의 다변화에 따른 종행정의 전문성과 지속성을 견지하기 위해 종단이 여러 차례 도입과 정착을 시도하는 매우 현실적이고 시대 추이적인 종행정 제도이다. 종무 행정도 종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관리, 재정, 건설, 문화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지식과 전문성을 요하는 것이기에 이 분야에 조예와 애종심을 가진 전담직 종무원이 배치되지 않고는 종단에 제대로 활력소를 불어넣기가 어려운 것이다. 최근 종단이 사무 전담직 종무원을 명실상부한 전문직으로 정착시키려고 고뇌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회당 대종사 탄생100주년 기념사업 등 종단 현안이 산적한 만큼 과도적 과정은 최대한 단축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며, 더불어 종단 특성상 배제되기 쉬운 여러 가지 사회복지 혜택이나 제도 등도 함께 수립되고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 타당한 것이다. 산하기관의 약진에 격려를 진각종단 산하 복지관련 신행 기관들인 사회복지법인 진각복지재단과 사단법인 비로자나청소년협회 등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진각복지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교통상부의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지원단체로 선정돼 3500만원의 지원금으로 스리랑카에 국제구호사업을 지속하게 됐다. 비로자나청소년협회는 서울시의 2002년 청소년프로그램 공모에서 '한민족 역사, 문화탐사' 프로그램이 선정돼 7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으며 서울시 성북구청으로부터 'S.A.Y월드컵 페스티벌' 행사 주관단체로 선정돼 1200만 원의 행사 지원금을 받게됐다. 종단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대사회성을 넓히기 위해 설립한 이들 단체들의 약진은 회당 대종사 탄생100주년의 해를 맞는 진각종단으로서 진언행자들에게 희망과 보은정신을 일깨우는 것으로 더없이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비로자나청소년협회는 이제 설립된지 1년 밖에 안된 상태에서 유수의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놓고 인정받게 된 것은 종단의 청소년 포교역량과 가능성을 평가받은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향후의 발전적 행보를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진각복지재단은 올해로 법인설립 4주년을 맞으면서 부산의 낙동종합사회복지관, 도봉서원종합사회복지관, 성북노인종합복지관 등이 차례로 재위탁을 체결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복지사업의 정궤도에 진입했으며, 특히 올해를 인간 4사 운동의 해로 정해 법인의 문화역량 이미지 제고에도 힘쓰는 등 정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산하 기관과 시설들이 회당 대종사 탄생100주년의 해에 전위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전국 진언행자들의 관심과 성원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