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회단체 워크숍

정리 노치윤 기자   
입력 : 2002-04-01  | 수정 : 200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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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대체복무제 공론화 성과" 여성운동 인식공유 필요해 열악한 경제환경 극복과제 3월 22∼23일 양일간 천태종 관문사에서 열린 불교사회단체들간 연대를 위한 사전 모임성격의 워크숍이 불교사회운동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번 워크숍은 불교사회운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보는 것과 동시에 각 분야별 활동의 공유와 문제점,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워크숍의 실무 주관은 인드라망생명공동체를 비롯해 대불청, 경불련, 불교여성개발원, 불교환경연대, 우리는 선우, 불교환경교육원 등으로 조계종 총무원과 천태종 관문사, 조계사, 경불련, 정토회, 봉은사 등이 후원했다. 법륜 스님은 '불교사회운동의 미래와 불교활동가의 삶'이란 기조강연을 통해 "불교운동조직들이 자기정체성과 함께 다른 조직에 대한 포용성을 함께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대의 변화에 따른 운동의 변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윤형근, 한 살림상임연구원) △불교사회운동, 돌아보고 내다보기(서동석, 총지종 사회복지재단 사무국장) △수행과 불교사회운동의 일치됨을 위하여(조연현, 한겨레신문 기자) 등의 기조발제와 지정토론이 계속됐다. 22일 저녁과 23일 오전 양일에 걸쳐 '불교시민사회, 행동과 연대로 대안을 마련하자'란 주제로 진행된 분과토론에서는 불교활동의 각 분야별 점검과 대안을 찾는 자리였다. 분과토론은 △환경생명운동(실무 불교환경연대) △불교복지운동(우리는 선우, 진각종 복지재단, 제이티에스, 경불련) △불교여성운동(불교여성개발원) △불교인권운동(경불련 아침을 여는집) △평화·통일(좋은벗들) △불교청년운동(대불청) 등 총 6개 분야별로 진행됐다. 특히 분야별 토론을 발표하는 전체발표시간 가운데 여성, 인권, 청년분과가 주목을 받았다. 여성분과에서 김자경 실장(맑고 향기롭게)은 발제문을 통해 "한국의 여성불자들은 신앙적으로 한국불교의 외호대중으로 충실한 역할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기복불교의 책임을 모두 떠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기복불교로의 전락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또 여성분과의 토론내용을 정리 발표한 불교여성개발원의 김선미 국장은 "불교의 대사회활동 중 가장 취약한 분야 중의 하나가 여성운동분야라고 모두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활동 단체들에서조차 집중적으로 고민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여성불교운동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분과에서는 요즘 양심적 병역거부 선언으로 불구속 기소중인 오태양씨가 참석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경불련 이윤주원 부장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어떤 눈으로 바라보아야 하는가'란 발제를 통해 "오태양씨의 병역거부 선언은 성역이던 군대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계기"였다며 "아직 비폭력과 평화의 종교인 불교는 역설적이게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국방의 의무보다 양심의 권리가 더 신성하다는 것을 불자들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좋은벗들 활동가 박영숙씨는 1914년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독일의 예를 들며 "대체복무제를 통해 훈련된 인력들은 대체복무 이후 불교계에서 더 전문적인 인력으로 불교계를 이끌어갈 주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발제에 이어 진행된 열띤 토론에서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이정호씨는 "군의 현대화라는 측면에서는 대체복무제를 오히려 환영할 수도 있다"며 "지금 오태양씨가 양심적 병역거부의 입장에서 대체복무제를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병역거부라고 보기 힘든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태양씨는 "인정한다"며 "60만 명 현역 군복무자중 20만 명은 이미 대체복무적인 병역의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병역거부의 대안으로서의 대체복무는 사회시스템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 유효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청년분과에서는 청년들이 법회 후 관행적으로 하는 '음주문화'가 지적되기도 했다. 김동흔 경불련 운영위원장은 회향식 인사말에서 한국불교의 전근대성과 아직 개혁의 대상으로 남은 현실을 지적했으며 불교활동가들에게 열악한 자신들의 경제적 환경을 극복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워크숍을 준비한 박성동 불교환경교육원 사무국장은 "참여한 단체들이 이런 모임의 필요성을 일찍부터 절감하고 있어서 기대보다 훨씬 내용 있게 진행됐다"고 평가한 뒤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각 불교단체들도 일반 시민단체들처럼 사안에 따라 연대활동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마련 촉구'와 '정부의 친환경적 정책전환 촉구" 결의서를 채택하고 우면산 산행으로 워크숍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리 노치윤 기자 nochi99@milgyonews.net